지난 호주와 이란의 친선경기 3연전부터 최근 다이아몬드 볼 까지 이란 경기를 몇 경기 보게 되었는데요. 눈에 띄는 선수는 이란의 218cm의 하메드 이하다디 였습니다.
이하다디는 느리고 피지컬한 맛은 떨어졌지만, 기본기가 탄탄했고 경기를 이해하는 능력이 좋아 보였습니다. 공격할때는 탑까지 올라와서 가드들에게 꼬박꼬박 스크린을 걸어줬구요. 수비에서는 박스 아웃을 통해 리바운드도 잘 잡아냈습니다. 좋은 중거리 슛을 갖추고 있기도 하죠. 골밑 움직임도 장신 선수라는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부드럽구요. 자신의 신체조건을 잘 이해하고 사용하는 선수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호주와의 3연전에서 이란이 연패를 할때도 이하다디는 홀로 이란 공격을 이끌었구요. 다이아몬드 볼 토너먼트에서는 세르비아를 상대로 20득점 20리바운드를 잡아내면서 세르비아 골밑을 초토화 시켰죠. 더군다나 이하다디와 맞대결을 펼친 선수들이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소속의 코스타 페로비치와 유로리그의 유망주 조란 에르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하다디가 얼마나 굉장한 활약을 펼쳤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하다디는 이번 다이아몬드 볼 토너먼트에서 16.7득점으로 득점랭킹 4위 11.3 리바운드로 리바운드 랭킹 1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래서 중국과 이란의 다이아몬드 볼 3~4위전이 기대가 되었습니다. 야오밍을 상대로 이하다디가 얼마나 해줄 수 있을까? 궁금했더랬죠.
하지만 기대했던 것과 달리 승부가 너무 일방적이었습니다. 야오밍의 압승.
흔히 말하는 레베루가 다르더군요. 야오밍은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되지 않아 100%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하다디는 야오밍 앞에서 아무것도 못했습니다. 수비에서는 몸싸움에서 상대가 안되고, 공격에서는 아무리 페이크를 쓰고 피벗을 해도 야오밍은 만리장성처럼 이하다디를 막아섰습니다. 이하다디가 너무 철저하게 틀어막혀서 야오밍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어요. 결국 이란은 이하다디가 막히고 외곽에서 에이스 역할을 해주던 니캅 바라미까지 결장하면서 중국에서 75-46으로 대패하고 말았죠.
뒤이어 본 호주와 아르헨티나의 다이아몬드 볼 결승전. 세계 정상급 팀들의 맞대결이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비록 패하긴 했지만 호주의 탄탄한 전력을 볼 수 있었고, 19점차를 뒤집는 아르헨티나의 저력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역전극을 주도한 루이스 스콜라와 마누 지노빌리의 미칠듯한 활약도 감상할 수 있었구요. 올림픽에서도 이런 경기들이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