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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를 노려라

사는 이야기/고양이

by 폭주천사 2008. 7. 29.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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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장난 아니군요. 미칠듯이 덥습니다. 저녁이 되어도 낮동안 달궈진 아파트는 식을 줄을 모르네요.
후덥지근한 저녁시간을 견디기 위해 어제는 색시와 맥주를 한 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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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는 아사히 맥주, 안주는 홈런볼, 김구라의 세상씹기 육포, 누릉지. 요즘 독도문제도 있고해서 아사히 맥주는 좀 껄쩍지근 합니다만 ..예전에 사놨던 것인지라 냉장고에서 썪힐수도 없어서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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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 죽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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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서 한 상 차려놓고 한 잔씩 마시려고 하니까, 어딘가에 숨어서 더위를 식히던 녀석들이 안주 냄새를 맡고 모여듭니다. 그리고 주위에서 괜히 어슬렁거리면서 혹시나  떨어질 떡고물을 기다리고 있었죠.

하지만 저희 커플은 사람 먹는 것은 왠만해선 고양이를 주지 않기 때문에 녀석들은 기다리면서 슬슬 초조해 합니다. 상위에 안주는 줄어만 가는데, 이사람들이 줄 생각은 안하고 자기들 입에만 털어놓고 있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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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다 못한 녀석들이 드디어 행동에 나섭니다. 먼저 콕이가 빛의 속도로 홈런볼을 향해 앞다리를 뻗었습니다. 콕이는 특이하게도 홈런볼을 가장 좋아합니다. 도대체 이녀석이 언제 홈런볼을 먹어 봤는지 모르겠지만, 홈런볼만 보면 주인이고 뭐고 없습니다. 홈런볼을 먹기 위해서는 어떤 굴욕을 당해도 참아내는 녀석이죠.

그리고 쌀을 먹는 고양이답게 누릉지도 좋아합니다. 콕이가 전에 쌀로만든 뻥튀기 튀밥 먹는 모습은 다들 보셔서 아시겠죠. 하지만 육포는 거들떠도 안봅니다. 예전부터 느끼는 거지만 콕이는 입맛 참 특이해요.

아무튼 콕이의 시도는 색시의 방어로 인해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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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템에 실패한 콕이가 기어이 상위로 올라왔습니다. 올라와서는 홈런볼을 향해 매의 눈빛을 날리고 있죠. 눈빛에는 기어이 하나 먹어야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서려있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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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보리 차례. 보리는 본능에 충실하게 육포를 노립니다. 하지만 앞다리가 살짝 짧네요. ^^;; 역시나 보리도 득템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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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저희 커플은 냥이들에게 왠만해선 사람 먹는 것을 주지 않습니다. 결국 콕이도 보리도 득템에는 모두 실패했죠.  득템에 실패한 녀석들은 아예 상에 드러누워 버렸습니다. 마치 "안주 하나 주기전까지는 못내려간다. 배째라." 이런 식으로 항의를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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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다 지친 보리는 상에서 내려갔습니다. 기다려봐야 이득이 없다는 것을 안 것 같습니다. 보리가 약아서 역시 눈치가 빠릅니다. 하지만 콕이는 여전히 미련을 못버리고 있습니다. 홈런볼은 이미 없지만, 꿩대신 닭이라고, 이번에는 누룽지를 노려봅니다. 하지만 색시의 철통방어에 역시 실패. 힘이 꽐 들어간 콕이의 앞발이 인상적이죠. ㅋㅋ


보리도 콕이도 비록 원했던 안주를 먹지는 못했지만, 두 녀석의 재롱 덕분에 저희 커플은 무더운 여름 밤에 신나게 웃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포스팅을 하고 나니 왠지 약만 올린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하네요. 지금이라도 캔 하나 까줘야겠습니다.  ^^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고양이를 부탁해]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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