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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vs 이란 친선경기 3연전

농구 이야기/FIBA

by 폭주천사 2008. 7. 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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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받아 놓았던 호주와 이란의 친선경기 3연전을 뒤늦게 봤습니다. 이미 올림픽 출전이 결정된 호주와 이란의 국가대표 평가전 비슷한 성격의 경기였던 것 같습니다. 경기는 호주에서 열린 듯 했구요.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호주가 이란에게 3승으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1차전 87-68, 2차전 97-53, 3차전 88-65. 스코어에서 보듯이 일방적인 경기였습니다. 비록 올림픽 자동출전권을 가진 중국이 2진급 선수로 출전하긴 했지만 이란은 지난 ABC대회 우승하면서 아시아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하며 올림픽 출전권을 딴 국가입니다. 아시아 정상권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두 팀의 실력차는 FIBA 랭킹 9위와 33위 차이 이상이었습니다.

물론 이란이 원정경기였다는 불리한 점이 있었지만  호주는 골밑의 핵심멤버인 밀워키 벅스의 앤드류 보거트, 지난 시즌 CSKA에서 맹활약했던 득점원 데이빗 앤더슨이 빠진 팀이었습니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개개인 선수능력이나 팀 수준이에서 많은 차이가 났습니다.



호주 선수들은 신장이 좋고 운동능력도 괜찮았습니다. 포지션 불문하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3점슛을 포함하여 정확한 슈팅을 가지고 있었구요. 패싱게임을 통해서 철저하게 오픈 찬스를 만들어내는 조직적인 농구를 보여줬습니다. 여기에 하이 포스트에 위치한 빅맨과 이란의 뒷공간을 끊임없이 공략하는 커터들의 호흡을 이용한 모션 오펜스와 돌파력이 좋은 선수들의 돌파에 이은 킥아웃 패스로 외곽에서 오픈 찬스를 만드는 옵션이 주로 쓰였습니다. 2000년대 초반 세크라멘토 킹스의 농구를 보는 것 같았죠. 호주 출신의 앤드류 보것의 장점 중에 하나가 바로 패싱능력인데, 호주 국가대표팀 경기를 보니 패싱능력이 좋아질 수 밖에 없겠더군요.

이란은 218의 장신 하메드 이하다디(Hamed Ehadadi)를 이용한 포스트 플레이를 주로 들고 나왔습니다. 1차전에서는 이게 잘 먹혔는데요. 이하다디는 장신임에도 불구하고 골밑에서 피벗과 페이크를 아주 유연하게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1차전에서 23득점 11리바운드로 맹활약했죠. 여기에 스윙맨 마하매드 니카(Mahammad Nikkha, 20득점)의 활약이 보태지면서 1차전은 이란의 공격이 비교적 원할했습니다. 경기도 나름 접전이었구요.



하지만 호주은 이란의 패턴을 파악한듯 여기에 대응하는 수비를 2차전부터 들고 나왔습니다. 경기초반부터 호주는 풀코트 프레스와 트랩으로 이란의 가드진을 압박했는데요,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에서 앞서고 호흡까지 잘맞아 돌아가는 호주의 압박에 이란 가드들이 하프코트 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프 코트를 넘어가서도 공격 세팅하기가 쉽지 않았죠.

가드진들이 압박을 당하고 골밑에서는 이하다니가 강력한 디나이 수비에 막히면서 이란은 1차전에서 사용했던 공격루트를 거의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죽은 패스 몇 번에 외곽슛을 던지거나 샷클락에 걸리는 경우가 많았고요, 앞선에서 패스가 끊어 먹혀서 쉽게 속공을 허용했습니다. 1쿼터 20-7로 시작한 경기는 하프타임에 이미 50-20, 30점차가 났습니다. 이란 턴오버 20개, 호주 스틸 10개. 이날 경기 양상을 보여주는 스탯이었습니다.

이란은 올림픽에서도 호주와 한 조가 속해있는데 호주가 기선제압을 완벽하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란은 이번 원정경기에서 뭐랄까 벽 같은 것을 느끼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요. 경기가 워낙 압도적이어서 말이죠. 뉴스를 보니 유럽 전지훈련 중인 호주는 데이빗 앤더슨이 합류하고 벅스의 앤드류 보것트도 조만간 합류한다고 하니까 전력은 더 탄탄해 질 것 같습니다. 반면 이란은 이하다디와 니카에게 의존도를 줄이고 공격루트를 다양하게 가져가야할 것 같아 보였습니다. 물론 짧은 기간동안 쉽지 않아보이지만 말이죠.



며칠 있으면 그리스에서 남자농구 올림픽예선이 열리죠. 우리나라는 캐나다, 슬로베니아와 한 팀입니다. 호주와 이란의 경기를 보고 있자니 우리나라도 이꼴나는 것 아닌가 싶어서 좀 걱정이 됩니다. 중국을 제외하면 아시아농구는 아직 우물안의 개구리가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고요. 하지만 어쨌든 화이팅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3연전에서 본 호주유망주들에 대한 감상 몇 마디 적어봅니다.

브래드 뉼리(Panionios BC) - 브래드 뉼리는 2007년 2라운드 54번으로 올랜도에 지명되었습니다. 지금 지명권은 휴스턴으로 넘어가있구요. 호주의 촉망받는 스윙맨이라는 평가를 듣는 선수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보니 뉼리는 팀의 살림꾼+허슬 플레이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굉장히 부지런하고 활동량이 많았습니다. 공격에서는 쉬지 않고 움직이면서 공간을 만들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2차전에서는 속공 피니셔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수비에서도 끈질긴 모습이었구요. 득점력이 좋은 선수라고 알고 있었는데 국가대표팀에서의 롤은 득점원보다는 궃은 일을 주로 맡아서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뉼리에 대한 내용은 토오루님 포스팅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blog.naver.com/inoue31/48090731)



패트릭 밀스(세인트 메리) - 페트릭 밀스 경기는 작년에 정말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오레건의 타우완 포터경기를 보려고 고른 오레건 vs 세이트 메리 경기에서 패트릭 밀스는 37득점 5어시스트로 포터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 경기에서 폭발력이 엄청났었죠.

이런 폭발력은 이란과의 3연전에서도 그대로 보여줬는데요. 특히 2차전에서 주전 가드 CJ 버튼의 백업으로 출전한 밀스는 16분간 17득점을 쏟아부었습니다. 빠른 스피드와 탄탄한 몸을 보유한 밀스는 좋은 돌파력을 갖췄구요. 플로터를 이용한 골밑 마무리 능력도 괜찮았습니다. 삼점슛을 비롯한 슈팅능력도 수준급이구요. 속공 전개능력도 뛰어났습니다. 마치 데이먼 스타더마이어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아직은 슛에 기복이 심하고 종종 자신의 슛을 고집하는 모습이 나온다는 점이었습니다. 포인트 가드로서의 리딩능력도 아직은 발전이 필요한 상황이구요. 호주팀의 주전 가드 CJ 버튼이 워낙 노련하게 팀을 잘 이끄는 모습을 보여서 이런 단점이 상대적으로 더 부각되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181의 작은 신장도 NBA에 지명받기에 걸림돌이 될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ESPN에는 5-11로 나와있군요.)



앤드류 오길비(밴더빌트) - 앤드류 오길비와 코스타 쿠퍼스는 작년에 세계청소년 대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 빅맨들이었습니다. 또 NCAA 에 소속되어있다는 공통점이 있었죠. 오길비는 밴더빌트, 쿠퍼스는 오하이오 주립. 그래서 이들의 경기를 관심있게 보려고 했는데...결국 한 경기도 보지 못했습니다. 이놈의 귀차니즘. 그래서 호주 이란 3연전은 오길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라 기대가 되었죠.

오길비는 작년 7월에 열린 FABA U-19 월드챔피언십에서 22.3득점 9.8 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죠. 제 2의 앤드류 보거트라는 평가를 받았었습니다. (이 대회에서 오길비의 활약상에 관해서는 역시 토오루님 블로그에 좋은 포스팅이 있습니다.->http://blog.naver.com/inoue31/41360081)

하지만 국가대표팀에서의 롤은 그다지 크지 않아보였구요. 출전시간도 길지 않았습니다. 1차전은 선발 출전하긴 했지만 파울트러블에 걸려서 10분 정도 밖에 뛰지 못했구요. 2차전은 불참, 3차전에서는 백업으로 잠깐 뛰었습니다. 출전시간이 워낙 적어서 딱히 인상적이거나 특징적인 모습을 보질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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