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리그 파이널 4차전을 본지 한참이 지났는데 5차전 경기를 이제서야 봤습니다. 주말이라서 말이죠.
올림피아코스가 4차전을 극적으로 승리한 뒤 파나시나이코스 홈에서 열린 5차전이었습니다. 3쿼터까지 파나시나이코스가 3~4점차 근소한 리드를 지키며 진행되었습니다. 파나시나이코스에서는 빅맨 마이크 바티스트(Mike BATISTE 8번)가 가드들과 2:2 혹은 컷인에 의한 득점을 쌓아갔고, 올림피아코스는 퀸텔 우즈(6번), 린 그리어(11번) 같은 미국출신 가드들이 주로 개인기에 의한 득점으로 팀을 이끌었습니다. 4차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올림피아코스의 지오로고스 프린테지스(Giorgos PRINTEZIS 16번) 는 이날 파나시나이코스가 작정하고 투입한 코스타스 차르차리스(Costas TSARTSARIS 12번)에게 완벽하게 막혀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3쿼터 종료 3분을 남기고 파나시나이코스가 승기를 잡았습니다.
바티스트의 자유투로 5점차를 유지한 파나시나이코스는 이어지는 공격에서 쇼세니티스에게 들어오는 앤트리 패스를 스틸해서 속공에 나섰고 올림피아코스가 속공을 끊는 과정에서 테크니컬 파울이 나왔죠. 이어진 자유투 2구 모두 성공+ 주어진 공격권에서 스페뇰리스가 바티스트와 멋진 픽앤롤을 성공시키고 다시 파울을 얻어냅니다. 순식간에 10점차를 만든 파나시나이코스는 다음 번 수비에서 기습적인 풀코트 압박, 트랩을 겁니다. 올림피아코스의 포인트 가드 밀로스 테오도시치는 당황에서 볼을 험블하고 공격권은 또 다시 파나시나이코스로.
이런 식으로 파나시나이코스는 65-50으로 리드한채 3쿼터를 마칩니다.
올림피아코스도 호락호락하게 물러나지 않았는데요. 테오도시치와 교체되어 들어온 로데릭 블랙니가 삼점슛 두방과 돌파에 이은 득점+자유투로 4쿼터 시작과 동시에 점수차를 6점차까지 줄였습니다. 그리고 상황 이후에 양팀의 운영이 좀 갈렸습니다.
위기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파나시나이코스는 볼을 꾸준하게 돌리면서 자신들의 게임을 했습니다. 여기에 스페놀리스, 야시케비셔스, 디아멘티디스라는 위기상황이 되면 간이 두세배는 커지는 클러치슈터들이 제 몫을 해줬죠. 반면 올림피아코스는 미국출신 선수들의 개인 플레이에 의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패턴에 계속 당할 만큼 파나시나이코스 수비가 호락호락 하진 않았습니다.
결국 6점차까지 쫓아갔던 올림피아코스는 이후로 더 이상의 추격을 하지 못했고 파나시나이코스는 파이널 5차전을 90-76으로 승리하면서 그리스 리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날 파나시나이코스의 가드 3인방과 마이크 바티스타도 참 잘했지만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선수는 코스타스 차르차리스였습니다. 상대팀의 주득점원 중 하나인 프린테지스를 단 4점으로 묶었구요. 중요했던 4쿼터 접전에서 3점슛을 포함한 중요한 득점들을 많이 성공시켜줬습니다. 공수에 걸쳐서 윤활유역할을 아주 잘해줬죠. 개인적인 Player Of The Game에 선정합니다. ㅎㅎ
양팀의 응원도 참 무시무시했는데요. 4차전에서 경기장에 불덩이가 튀어 들어와서 경기가 한시간 정도 중단이 되었었는데요. 파나시나이코스 응원단도 이에 못지 않았습니다. 올림피아코스 선수들이 자유투를 던지려고 서면 얼굴에 레이저 포인터를 막 쏴대더군요. 심판들도 말리고 나중에는 파나시나이코스의 선수들이 말리는데도 막무가네입니다.
4쿼터 경기가 끝나자마자 4차전에서처럼 불붙은 물건들이 올림피아코스 벤치로 날아갔구요. 올림피아코스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축하고 뭐고 이런 거 할 틈이 없더군요. 각자 짐으로 자기 머리 보호하면서 비상구로 부리나케 달아나기 바빴습니다.
농구전쟁이라는 표현이 너무너무 잘 어울리더군요.
다음 시즌에 올림피아코스는 파파로카스와 요탐 핼퍼린, 니콜라 부야시치가 합류하고 파나시나이코스 역시 니콜라 페코비치가 합류하면서 두 팀은 더 강한 전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양 팀의 다음 시즌 전쟁과도 같을 격돌이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