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대학로 학전 블루에서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관람했다. 그러니까 나의 결혼 1주년 기념 선물이지. 뮤지컬이나 연극은 많이 접해보질 못했기 때문에 나에게는 참 낯선 장르이다.10년 가까이 대학로를 지척에다 두고 살았지만 연극 한 편, 뮤지컬 한 편 제대로 못봤다는 것이 참 아쉽운 점이기도 하다. 술 두어번만 않먹으면 한 편 정도는 가뿐하게 볼 터인데.
그나마 지금 와이프를 만나고 와이프 취향에 따라다니면서 같이 본 연극도 몇 편 되고, 뮤지컬도 몇 편 되는데, 영화와는 또 다른 맛이 있다. 무대에서 배우들과 같이 호흡하고 몰입할 수 있는 점도 그런 맛중에 하나인 것 같다. 이런 점에서는 연극은 콘서트와 통하는 면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그 제대로의 맛은 소극장 공연이겠지.
서민의 발이라는 지하철 1호선이라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뮤지컬은 소시민들의 고단한 모습들을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소재가 고단한 삶일뿐, 풀어가는 방식은 전혀 고단해보이지 않다. 밴드 무임승차의 연주는 경쾌했고, 뮤지컬 곳곳에서 뿜어져나오는 사회비판과 풍자가 웃음을 자아내게 했으며, 배우들은 연기는 관객들을 무대로 빨아드렸다. 걸레가 선녀에게 노래를 불러줄때 나는 가슴이 뭉클해서 눈물이 찔끔 나올뻔 하기도 했다.
추석날 처갓집에 갔다오는데 길이 엄청나게 막혔다. 평소 30분이면 도착할 거리인데, 서울에 진입하자마자 콱 막혀버린 서울의 도로를 접하자 안경이 불렀던 서울의 노래의 노랫말 중에 "거대한 독버섯 서울" 이라는 노랫말이 가슴에 확 와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