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백두산 그리고 유현상 20년만에 컴백

음악 이야기/공연 이야기

by 폭주천사 2008. 11. 2. 00:28

본문



금요일 홍대 롤링홀에서 열렸던 그룹 백두산의 공연이 있었다. 중,고등학교때 한국 메탈의 살아있는 영웅으로 나의 우상이었던 백두산의 20년만에 재결합 공연. 안갈 수가 없었다. 11월 2일 롤링 페스트를 예매했음에도 불구하고 롤링홀로 달려갔다.

그동안 트롯트 음악을 하던 유현상이 김도균, 김창식등 원년멤버들과 다시 백두산을 결성했다는 소식은 정말 우연하게 듣게 되었다. 중고 LP 관련 포스팅에 열전 용사님께서 백두산 재결합관련 리플을 달아주신 것이 바로 그 시작이었다. 소식을 찾아보니 백두산은 동두천 락 페스티발을 비롯하여 여러 축제에서 이미 공연을 시작한터였다. 그리고 백두산 팬클럽을 통해 10월 31일 롤링홀에서 단독공연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다. 팬클럽을 통해 공연 예매를 하고 마음이 꽤나 들떴다.



80년대 중후반 우리나라도 헤비메탈 붐이 일었고 백두산은 시나위, 부활등과 함께 그 중심에 있었다. 백두산은 기타리스트의 김도균의 화려한 연주와 "한국의 롭 헬포드" 유현상의 파워 넘치는 샤우팅이 아주 매력적인 밴드였다. 특히 해외진출을 염두해두고 전곡을 영어로 작사한 두번째 앨범 "King Of Rock'n Roll "은 스피드와 파워를 고루 갖춘 명반이라하겠다. 하지만 메탈붐이 사그러들고 유현상은 트롯트로 방향을 틀었고, 백두산은 그렇게 사라져갔다. 그 백두산을 20년 만에 만나는 것이었다.

공연시작 30분전인 7시 20분쯤 롤링홀에 도착했다. 롤링홀 입구에는 많은 백두산 팬들이 입장을 기다기고 있었다.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나 어머니 팬분들도 눈에 많이 띄였는데, 이 모습을 본 호기는 앵콜곡으로 "여자야"를 부를것 같다며 걱정을 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백두산 공연은 2시간동안 순도 100% 헤비메탈 공연이었다.

<롤링홀가다가 만난 크라잉 넛. 공원에서 게릴라 콘서트 리허설을 하고 있었다. 근데 게릴라 콘서트도 리허설이 있나??>


<백두산 공연이 열린 홍대 롤링홀>


티켓팅이 시작되고 롤링홀 입장. 본 공연에 앞서 블랙테라스가 오프닝 공연을 했다. 스래쉬/데스 메탈 계열의 음악을 두곡 연주했는데(한곡의 제목은 "Evil" 이었다.) 공연의 시작을 달구는데는 그만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백두산의 무대. 첫곡은 "Women Driving Highway" 였다. 백두산 2집에 있는 바로 그 곡. 유현상의 죽지않은 샤우팅을 첫곡부터 느낄 수 있었다. 이어지는 백두산의 대표곡 "말할껄" ,  신나는 세상, 살만한 세상, 행복한 세상의 후렴구가 인상적이었던 "살만한 세상(아마도 새앨범에 실릴 신곡인듯)" , "Main Charater(주연배우)" 까지 스트레이트로 달려나갔다.



사실 공연에 앞서 걱정을 많이 한 것도 사실이었다. 나이도 있고 샤우팅 20년 쉬었는데 과연 예전의 그 날카로운 샤우팅이 나올 수 있을까? 하지만 첫곡부터 그런 걱정은 한방에 날아갔다. 지난 번 주다스 프리스트 공연에서 롭 헬포드의 녹슬지 않은 보컬을 들을 수 있었는데 백두산, 유현상의 샤우팅도 변함없었다. 어찌 이런 샤우팅을 20년동안 묻어놨단 말인가? 지금이라도 이렇게 들으니 천만 다행이다.

쉴새없이 4곡을 달리고 나서 잠깐의 인사말이 있은 후 이어진 곡은 "어느날 방황과 인생" 역시 새앨범에 들어갈 신곡인 것 같았다. 첫 시작은 2집 수록곡 "And I Can't Forget" 과 비슷한 슬로우 템포였고, 후반부로 갈수록 열정적인 연주가 인상적이었다. 기존의 백두산 음악과는 다른 10분이 넘는 연주 시간으로 구성이 돋보이는 곡이었는데, 하필이면 이 곡을 디카 동영상으로 담느라고 난 팔이 빠지는 줄 알았다.




<백두산 공연 中  "어느날 방황과 인생">


이어지는 곡은 역시 새앨범에 수록될 신곡 "우리가 대한민국이다" 이어서 "어둠속에서"가 이어졌다. "어둠속에서"를 들으면서 새출발을 하는 백두산의 지난 시간에 대한 성찰과 앞으로의 각오를 듣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애타는 마음" '애애애 애타는 마음~' 의 후렴구로 유명한 이 곡은 백두산이 발굴해낸 아이돌 그룹 야차가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나와 부르기도 했던 곡. 이 곡에서는 밴드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보컬을 맡아 색다른 느낌을 줬고 아울러 백두산 멤버들의 소개도 이어졌다. 물론  '애애애 애타는 마음~' 의 후렴구를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도 잊지 않았고.

역시 신곡인 "아이들아" 에 이어 기다리던 바로 그곡이 나왔다. "Up In The Sky" 공연장을 뚫고 올라갈 것 같은 유현상의 샤우팅과 김도균의 멋진 기타속주가 어우러진 곡으로 백두산은 예전 실력 그대로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해보였다.

유현상의 광기 어린듯한 무대 퍼포먼스가 인상적이었던 "In My Life" 에 이어 "반말마" 로 공연은 막을 내렸다. 관객들은 앵콜을 외치고 "The Moon On The Baekdoo Mountain" 을 외쳤지만 백두산 멤버들은 다시 무대에 오르지 않았고 백두산의 20년만에 공연은 그렇게 끝이 났다.



20년만의 컴백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백두산의 공연은 열정적이었다. 기존의 익숙했던 백두산의 곡들과 앞으로 나올 앨범에 수록될 신곡들을 들을 수 있는 무대이기도 했다. 기존의 곡들을 들을때는 어렸을때 백두산의 앨범을 사서 포장을 뜯던 그리움이 느껴졌고 신곡들을 들을때에는 앞으로 나올 새앨범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게 되었다. 이제 나이들도 들었으니 공연시간은 한시간 좀 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백두산은 두 시간동안 꽉짜여진 헤비메탈을 들려줬다. 연주나 무대 퍼포먼스 모두 젊은 밴드 못지않은 에너지를 보여줬다.

우리나라에는 롤링 스톤즈나 에어로 스미스 같이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장수하는 노장 락 밴드들이 많지 않다. 노련함과 에너지를 함께 가지고 컴백한 백두산이 한국의 롤링 스톤즈, 한국의 에어로 스미스가 될 것을 기대해본다. 그리고 앞으로 발매될 백두산의 새앨범이 기다려진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