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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마마 공연을 가다.

음악 이야기/공연 이야기

by 폭주천사 2006. 12. 2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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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커플의 이번 크리스마스 이벤트는 빅 마마 공연이었다. 마침 25일 공연 장소도 집에서 가까운 한국국제전시장(일명 즐텍스)이었기 때문에 결정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빅 마마의 실력은 자타공인이기 때문에..

하지만 빅 마마는 노래 잘한다라고 말은 했지만 실상 아는 노래는 별로 없다. 1집의 체념이나 Break Away 정도. 최근에 3집이 나왔지만 역시 접하진 못했다. 그래서 과감하게 질렀다. 공연가서 노래도 같이 따라부르고 흥얼거리면서 즐겨야 제맛이지.

빅마마 1,2,3 집+캐롤 음반까지 4장을 지르고 일주일간 빅마마 음악만 들으면서 지냈다. 캐롤 음반은 크리스마스도 되었고, 집에 캐롤 음반 하나정도 있어야할 것 같아서. 하지만 캐롤음반 역시도 꽤나 들을만했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공연 당일 즐텍스로 향했다. 6시부터 공연이었는데 티켓팅 시간이 지연되어서 공연은 늦게 시작했다. 티켓팅시간이 오래걸린 이유는 사람들이 갑자기 몰린 탓도 있었겠지만, 창구가 하나밖에 없어서 그런 면도 있었다. 암튼 짜증이 좀 났다.

나름데로 자리를 고른다고 골랐는데 무대 오른쪽에 조금 치우쳐진 자리라서 무대가 살짝 가렸다. 쉬바 그래도 R석인데..살짝 짜증.

드디어 공연 시작.

캐롤로 공연의 문이 열었다. 빅 마마도 산타 복장을 했고, 커다란 루돌프 인형도 등장했다. 이번에 캐롤 리팩키지 음반에 들어있던 "겨울아이"를 비롯하여 4곡 정도의 캐롤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느끼게 해줬다.

캐롤 공연으로 오프닝이 끝나고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었다. 3집 음반의 곡들이 주를 이뤘다. 네 사람의 개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멋진 곡들이 이어졌다. 옆에서 같이 공연을 보던 와이프는 너무 잘해서 감탄도 나오지 않는다 라고 했다. 압도되고 빠져드는 느낌. 나도 그랬다.

빅 마마의 음반을 들으면서 특이했던 점이 4명이 같이 부르는 곡 뿐만 아니라 멤버들 솔로곡들도 들어있다는 점이었다. 그만큼 멤버 각각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방증일 것이다. 실력없이 묻어가는 멤버는 없다는 점.

공연에서도 이런 점은 십분 활용되었다.

먼저 팀의 막내 박민혜의 솔로무대. 체중이 많이 줄어서 1집때와 비교하면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살짝 온게임넷 스파키즈의 프로게이머 박명수와 비슷해 보이기도 했는데..)하지만 그 가창력은 어디 가지 않았다. 3집에 수록된 "사랑을 외치다" 라는 곡을 불렀는데, 어쩜 그렇게 절제를 잘하면서 애절하게 잘 부르는지..팀의 막내 맞나??

박민혜의 무대가 끝나고 다시 멤버들이 모여 2집 수록곡 "처녀들의 수다"를 부르고 이영현의 솔로 무대가 이어졌다. 터질듯한 가창력과 무대매너로 역시 3집 솔로곡 "연(捐)"을 불렀는데 다시 한 번 압도될 수 밖에 없었다.

이지영의 솔로곡은 역시 3집 수록곡 "Calling" 약간 허스키한 보이스가 매력적인 이지영은 빅 마마 멤버가 되기전에 대학로의 천년동안도에서 한상원 밴드의 보컬이었을때 공연을 본 적이 있었다. 그때는 엄청난 에너지로 무대를 장악했었는데, 이번의 솔로무대는 차분했지만 뭔가 다른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약간 샤머니즘 분위기의 곡 calling 의 가사나 분위기도 그랬고, 걸치고 나온 깃털 옷도 그랬고, 조명도 그랬고, 무대 스크린에 나오는 직접 그린 습작들도 그랬다.

팀의 맏언니 신연아는 "모두 용서한다(짓밟힌 꽃송이를 위해..)"를 불렀는데, 아동 성폭행을 소재로 한 곡이었다. 순간 숙연한 분위기를 느껴지게 했다.

빅 마마 공연을 올때 편안하게 앉아서 조용하게 음악만 듣다 오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공연은 역시 좀 뛰어줘야 제맛. "Never Mind"나 "거부" 같은 템포가 빠른 곡들이 3~4곡 정도 이어졌고, 관객들도 모두 일어서서 공연이 절정에 달했다. 이영현은 무대 아래까지 내려와서 관객들 사이를 뛰어다니며 흥을 돋궈줬고, 다른 멤버들은 무대에서 적절한 댄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사랑, 날개를 달다"와 "Thanks to"를 마지막으로 빅 마마 공연은 막을 내렸다. 지난 번 넥스트 공연에서도 앵콜을 안받았었는데, 이번에 빅 마마도 그랬다. 괜히 뻔히 보이는 앵콜을 하면서 흐름을 끊는 것 보다는 마지막까지 흐름을 이어가면서 전력투구로 공연을 진행하는 이런 방식이 좋아 보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앵콜인데..

빅 마마 공연을 한줄로 요약하면 "대단한 그녀들의 유쾌한 공연" 이라고 하겠다. 실력은 두말할 것도 없고, 공연 중간중간의 재치넘치는 입담. 무대매너. 가슴이 따뜻하고 신나는 공연이었다.

공연 다음 날 인터넷 기사를 보니 빅 마마가 연말 콘서트에 장애우들을 초대했었다고 한다. 그녀들의 3집 타이틀 제목이 문득 생각난다. " For The People"

정말 멋진 그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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