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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BA 아시아 농구선수권 대회] 대한민국 2연승

농구 이야기/FIBA

by 폭주천사 2011. 8. 22.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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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 나가사키에서는 24회 FIBA 아시아 선수권 대회(24th FIBA Asia Championship For Women)가 열리고 있습니다. 아시아 여자 농구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죠. 특히 이번 대회 우승팀에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직행 티켓이 주어지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대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1부리그라고 할 수 있는 Level 1 에서 모두 6개 팀(대한민국, 중국, 일본, 대만, 레바논, 인도)이  올림픽 티켓을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6개 팀이 풀리그 방식으로 경기를 치루고 상위 4팀이 결승 토너먼트를 통해서 우승팀을 가리게 됩니다.

어제 대한민국은 난적 중국을 2차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99-93으로 잡으면서 쾌조의 출발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방금 끝난 인도와의 2차전도 시종일관 앞선 경기를 펼친 끝에 83-47로 승리 2연승을 기록했습니다. 내일 홈팀인 일본과의 경기를 승리한다면, 결승까지는 수월하게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바련한 셈입니다.

어제 중국전은 개인적으로 참 오랫만에 접한 여자농구 경기였습니다. 지난 시즌에는 WKBL 경기들을 거의 챙겨보질 못했거든요. 그랬는데, 간만에 접한 경기가 아주아주 명승부라 간만에 흥분하면서 경기를 봤습니다. 마침 대회기간이 휴가기간이랑 겹치고, SBS-ESPN에서 경기 중계를 해주기때문에 앞으로 며칠 간은 여자농구의 매력에 빠지게 될 것 같습니다.

중국전과 인도전을 보고 인상적이었던 점들 몇가지 짧게 적어보겠습니다. 주로 중국전 이야기가 주가 되겠네요.



다양해진 공격 패턴과 압박 수비

먼저 눈에 띄었던 것은 다양한 공격 패턴이었습니다. 중국과 경기는 아무래도 신장에서 열세가 있다보니 삼점슛 의존도가 클 것이라고 예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국가대표팀 외곽슛을 책임졌던 변연하와 박정은이 빠진 대표팀은 아무래도 어려운 경기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이런 제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습니다.

중국전에서 한국은 확실히 위력적인 3점슛을 보여줬습니다. 18개의 삼점슛을 시도하여 7개를 성공시켰고 40% 가까운 성공률을 보여줬죠. 하지만 삼점슛이 다가 아니었습니다.


박스 스코어를 보면서 눈에 띄는 스탯이 있었습니다. 바로 26개의 자유투 시도 갯수와 32점의 페인드 존 득점이었습니다. 26개의 자유투 시도갯수와 32점의 페인트 존 득점은 중국과 거의 같은 수준의 득점입니다. 이 득점은 한국이 삼점슛 일변도로 가지 않고 골밑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는 이야기를 뒷받침해주는 스탯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공격은 2000년대 초반 이른바 "밀레니엄 킹스"라고 불리던 새크라멘토 킹스의 모션 오펜스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최윤아, 김정은, 김단비, 이연화는 부지런히 빈공간을 찾아서 컷을 하면서 골밑을 공략했습니다. 신정자, 하은주, 강영숙은 몸을 사리지 않고 이 선수들을 위해 스크린을 서줬구요.

돌파가 되니 파생되는 공격도 많아졌습니다. 파울을 얻어내는 횟수도 많아졌고, 돌파를 통해서 킥아웃패스가 나가는등 요소요소에 필요한 패스가 나갔고, 끊임없이 오픈 찬스를 만들어서 공격을 해나갔습니다. 삼점슛도 이런 과정에서 나온 찬스들을 놓치지 않은 것이었죠. 횡패스만 돌리다가 삼점슛을 던지던 모습은 어제 중국전에선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여기에 최윤아와 신정자가 중심이 된 2:2 플레이도 가세가 되었고, 출전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하은주를 이용한 하이-로 공격도 나왔고요. 경기를 보면서 저도 모르게 탄성이 나온 장면이 한 두 장면이 아니었습니다.

수비도 앞선에서 최윤아-이연화의 압박이 엄청났고, 순간 순간 섞어준 트랩 디팬스도 주요했습니다. 골밑에서는 신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강영숙, 신정자의 박스아웃과 탭 아웃이 아주 좋았구요. 리바운드에서 37-21로 열세였습니다만, 실제 경기에서 느껴지는 차이는 이 정도까진 아니었습니다. 한국의 거친 압박 수비에 중국의 리지에나 첸난 등은 지친 모습이 역력했구요. 특히 중요했던 4쿼터와 연장전에서 중국은 한국 가드진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턴오버를 범하면서 무너졌죠. 특히 4쿼터 종료 30초 남기고 동점을 만드는 최윤아의 스틸이 정말 대박이었습니다.



새로운 삼각편대 최윤아, 김정은, 신정자

최윤아는 어제 완전히 최윤아이버슨이었습니다. 29득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중국의 골밑을 헤집고 다니면서 올려놓는 골밑 슛들은 아이버슨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신정자와 2:2 플레이도 아주 좋았고, 수비 최전방에서 중국 가드진에 대한 압박도 좋았습니다. 2차연장에서 폭풍 8득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모습까지 정말 대단했습니다. 대회 시작전에 정선민, 변연하, 박정은이 빠지면서 해결사가 없어서 불안하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이날 중국전에서는 최윤아가 해답이었습니다. 



최윤아가 아이버슨을 떠올리게 했다면, 신정자는 크리스 웨버를 떠올리게 하더군요. 하이 포스트에서 컷을 하는 선수들에게 찔러주는 패스들이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신정자는 팀내 최다인 5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죠. 본연의 역할인 블루컬러워커로서의 역할도 충실하게 해줬구요. 정확한 미들슛과 최윤아와 2:2를 통한 골밑 공략도 돋보였습니다. 하은주를 그나마 이용한 것도 신정자였구요. 무엇보다 무려 45분을 출전하면서 팀의 버팀목 역할을 해냈습니다.

김정은은 초반에 슛감이 않좋아보였고, 1:1에서 무리한 모습을 좀 보이면서 꼬였던 것 같아보였습니다. 그런데 김정은도 볼없는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받아먹는 득점으로 슛감을 찾더니, 4쿼터에 9점차까지 뒤져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연속 7득점을 몰아치면서 4점차까지 줄이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죠. 김정은 선수도 23득점을 기록했습니다. 아. 자유투 자꾸 놓치는 것은 좀 아쉬웠어요.



숨은 살림꾼 이연화, 강영숙

이연화도 살림꾼 역할을 아주 잘해줬습니다. 최윤아와 같이 보여준 압박수비는 일품이었고요. 부지런히 볼없는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플레이에 기름칠을 해주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연화 선수는 볼핸들링도 괜찮고 서브리딩도 가능하여, 김단비, 김정은, 최윤아, 이미선, 어느선수랑 붙여놔도 상성이 아주 좋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4쿼터 마지막 슛을 미스하면서 명경기 탄생의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죠. 이작가!! 

그리고 강영숙도 언급안하면 섭섭할 정도로 골밑에서 수비가 좋았습니다.

다만 하은주 선수는 몸상태가 많이 않좋아 보이더군요. 전체적으로 움직임이 않좋았습니다. 공격에서는 스크린은 좋았는데(2쿼터 초반에 한국이 치고나갈때 득점들이 모두 하은주의 스크린을 통한 공격들이었죠.) 그 외에는 그다지 도움이 안되었습니다. 자리싸움도 힘들어 보였고. 수비에서는 2:2 수비가 전혀 안될정도로 기동력이 떨어져보였습니다. 결승 토너먼트까지 회복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더군요.



내일 일본전도 화이팅!!

임달식 감독은 오늘 있었던 인도전에서는 중국전에서 출전시간이 많았던 최윤아, 신정자, 김정은등의 출전시간을 조절했고, 중국전에서 출전시간이 많지 않았던 이미선, 김계령, 김지윤, 강아정, 김연주등의 경기감각을 찾는데 중점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김연주와 강아정은 폭발적인 3점슛 감각을 보여줬는데요. 내일 일본과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기대합니다.

내일 일본과 경기는 사실상 조1위를 결정짓는 중요한 경기입니다. 최근 일본의 상승세가 무섭고, 더군다나 홈에서 열리는 경기이니만큼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 같네요. 내일 저녁 7시30분부터 SBS-ESPN에서 중계할 예정이니 보면서 열심히 응원해야겠습니다.

한국 여자농구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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