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클라호마 시티 선더가 시카고 불스, 디트로이트 피스톤즈를 꺾고 2연승으로 기분좋게 시즌을 시작했습니다.
시카고 불스와 맞붙은 홈 개막전에서는 데릭 로즈의 무시무시한 돌파를 앞세운 불스와 4쿼터 중반까지 접전을 벌였습니다만 이후 케빈 듀란트-러셀 웨스트브룩-제프 그린 3인방이 돌아가면서 활약하며 106-95로 승리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있었던 디트로이트와 원정경기는 경기 종료 직전에 패배에서 겨우 벗어난 접전이었습니다. 선더는 공격과 수비에서 계속 버벅대는 모습을 보였고, 디트로이트는 오늘 마침 그분이 강림하신 벤 고든과 로드니 스터키를 앞세워 선더 백코트 라인을 탈탈탈 털어 버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선더는 리그에서 손꼽히는 백코트 수비수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뭐 그런거 없었습니다. 고든과 스터키가 56득점을 합작했거든요. 경기 종료 7.5초를 남기고 찰리 빌라누에바에게 역전 3점 슛을 얻어맞고 졌구나 싶었습니다만, 제프 그린이 종료 직전 천금같은 역전 레이업을 성공시키면서 105-104로 원정 첫승을 신고할 수 있었습니다.
두 경기 모두 선더가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주진 못했기 때문에 보면서 불만이 좀 있었습니다만, 또 공격과 수비가 이렇게 꼬인 경기에서도 어떻게든 승리를 이끌어내는 모습은 긍정적으로 보고 싶습니다. 어쨋든 개막전 2연승 아니겠습니까?
- 케빈 듀란트는 두 경기 연속 30+득점을 기록하면서 지난 시즌 득점왕의 위엄을 뽐내....는가 싶었습니다만, 실상 경기내내 슛감이 별로였습니다. 특히 디트로이트 전에서는 테이션 프린스의 수비에 꽤 고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지난 시즌도 시즌 초반 듀란트의 슛감은 좋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친구도 슬로우 스타터인가요.
하지만 슛감이 별로였음에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자기 몫인 30득점을 찍어주는 모습을 보면, 듀란트도 경기가 안풀릴때는 어떻게 득점을 해야하는지를 터득해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슛감이 이렇게 않좋은 날도 30득점이면 영점 조준되고나면 말이 필요 없겠죠. 듀란트는 지난 시즌부터 정규시즌 9경기 연속 30+득점을 중이라고 합니다.
- 오늘 위닝샷을 성공시킨 제프 그린. 이 친구 새가슴 이미지가 강한데요. 의외로 클러치 상황에서 이런 활약을 해줄때가 종종있습니다. 오늘 마지막 플레이도 원래는 듀란트를 위한 작전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듀란트가 프린스의 디나이 수비에 막히자, 그린이 대신 받아서 침착하게 위닝샷을 성공시켰죠. 오늘 3점슛은 엉망이었지만, 오스틴 데이나 찰리 빌라누에바를 상대로 보여준 골밑에서 터프한 모습은 맘에 들었습니다.
제프 그린은 이번 오프 시즌에 선더와 연장계약에 실패했습니다. 시즌이 끝나면 제한적 FA가 되죠. 그린으로서는 자신의 몸값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는데요. 이런 동기부여가 팀 전력 상승과 시너지 효과를 냈으면 합니다. 그린이 자기 몸값 올리자고 나홀로 플레이할 선수는 아니니까요.
- 러셀 웨스트브룩은 두 경기에서 자존심이 좀 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불스와 경기에서는 데릭 로즈, 피스톤즈와 경기에서는 스터키와 고든을 전혀 제어를 하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웨스트브룩은 수비에서 잃은 것을 공격으로 갚아줬습니다.
자신의 장점인 운동능력을 앞세워 불스와 피스톤즈 골밑을 휘저으면서 두 경기에서 자유투를 무려 23개를 얻어냈습니다. 불스전에서 28득점 10리바운드 6어시스트, 피스톤즈 전에서 17득점 11어시스트 6리바운드로 두 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기록했고요. 프리시즌때 보여준 포스트업을 기대했었는데 시즌 개막후에는 전혀 나오질 않는 것으로 보아 아직은 보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이네요.
- 서르지 이바카 덕분에 우리도 이제는 샷블로커가 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골밑에서 존재감을 서서히 보여주기 시작하네요. 두경기에서 기록한 불록슛이 6개. 특히 오늘 온파이어 모드였던 고든과 스터키의 골밑 돌파를 4쿼터 막판에 그나마 저지할 수 있었던 것은 타보의 수비와 이바카의 블록슛 덕분이었습니다.
불스전에서 8점 9리바운드, 오늘 피스톤즈전에선 16득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습니다. 공격 리바운드가 무려 6개. 이중에는 경기 막판에 듀란트의 미스샷을 건져낸 천금같은 공격리바운드도 있었죠. 오늘 피스톤즈 전에서 공격이 엉망이었음에도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공격 리바운드 제압과 두배 넘게 얻어낸 자유투라고 보는데요. 공격 리바운드에서 이바카는 크리스티치와 더블어 대단한 존재감을 보여줬습니다.
아직까진 공격 옵션이 받아먹기 득점과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풋백이 대부분인데요. 이바카는 미들슛도 갖추고 있고 자유투도 괜찮기 때문에 이대로 꾸준히 성장하면 숀 캠프 이후에 대가 끊긴 믿음직스러운 빅맨을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타보 세폴로샤는 오프 시즌동안 점프슛 연습을 기대했는데, 수비 연습만 했나봅니다. 점프슛은 어째 신통칠 않은 것 같아요. 일단 슛시도가 많지 않아서 좀 봐야겠지만요. 다만 수비는 더 타이트해졌네요. 특히 친정팀인 시카고 불스를 상대했던 경기에서는 4쿼터에 타보의 수비는 경기 흐름을 바꿨습니다. 전혀 손을 대지 못하고 있던 로즈의 돌파를 두번이나 블록해냈고, 불스의 패싱레인을 끊이면서 선더의 흐름을 이어줬죠. 막판에는 아예 로즈를 전담마크하기도 했고요. 불스전 4쿼터에 득점으로 팀을 이끈 것은 듀란트-그린-웨스트브룩의 3인방이었습니다만 그 뒤에는 타보 세폴로샤의 수비가 있었죠.
오늘 도저히 식을 것 같지 않던 벤 고든의 득점포도 그나마 타보가 붙어서 이바카과 함께 막아낼 수 있었죠. 제임스 하든이 헤매고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 선더의 선발 슈팅가드 자리는 타보가 계속 맡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오프 시즌에 연습한 점프슛 실력 좀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설마 진짜 수비 연습만 한 것은 아니겠지?
- 에릭 메이너는 여전히 솔리드한 모습입니다. 제임스 하든과 데콴 쿡이 모두 상태가 별로라 벤치 백코트 득점이 저조한 가운데 메이너가 고군분투 하고 있습니다. 네나드 크리스티치는 오늘 피스톤즈 전에서 공격리바운드와 골밑 득점에서 쏠쏠한 활약을 해줬습니다. 다만 점프가 안되고 발도 많이 느려져서 상대팀 돌파에 너무 취약하네요. 알드리치나 바이런 멀린스가 로테이션에 들어오면 크리스티치의 입지도 많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 제임스 하든과 데콴 쿡은 두 경기 내내 존재감이 "0" 입니다. 벤치 에이스가 되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던 제임스 하든은 두 경기내내 루키시즌만도 못한 모습입니다. 공격에서 전혀 감을 못찾고 있어요. 골밑에서 마무리도 전혀 되질않고 있고, 점퍼감도 완전히 떨어져있습니다. 수비에서도 지난 시즌만 못한 모습이고요. 아직 두 경기 뿐이라지만, 이러면 소포모어 징크스를 걱정할만 합니다.
3점슈터로 영입한 데콴 쿡도 두 경기 내내 실망스러운 모습입니다. 부상으로 빠진 닉 칼리슨 대신에 쿡이 로테이션에 들어간 이유도 3점슛입니다. 지난 시즌 코트를 좁고 답답하게게 써야했던 스캇 브룩스 감독은 쿡의 3점슛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한 것 같은데요. 두 경기에서는 전혀 도움이 안되었네요. 삼점슛 6개 던져서 전부 실패. 평균 득점 "0" 게다가 쿡은 아직 선더 수비 로테이션을 따라가질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외곽에서 구멍이 되기 일쑤네요.
벤치에서 나오는 하든과 쿡이 공격과 수비에서 엉망이니 세컨 유닛싸움에서 밀리고, 경기 주도권을 시원하게 쥐고 흔들질 못하네요. 오늘 선더 삼점슛 15개 던져서 달랑 2개 성공시켰습니다.성공률 13%. 이렇게 좁게 코트를 쓰면서 웨스트브룩이나 듀란트쯤 되니까 어찌어찌 자유투라도 얻어내지, 수비 잘하는 팀 만나면 대책없을 것 같습니다. 어서 하든과 쿡이 시원하게 삼점슛을 터뜨려주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