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부 컨퍼런스의 치열한 플레이오프 시드 싸움 끝에 오클라호마 시티 선더는 결국 8위로 떨어져서 디펜딩 챔피언 LA 레이커스를 상대하게 되었습니다. 선더의 영건들, 첫 플레이오프 경험인데 상대가 너무 거물이네요. 전력이 워낙 기우는 탓에 선더의 승리를 예상하기는 힘듭니다만, 나름 이 시리즈의 변수(?)라고 할만한 것들을 두서 없이 나열해 봅니다.
- 후반기 LA 레이커스의 경기력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에이스인 코비 브라이언트를 비롯해서 선수들이 부상에 시달리기도 했고, 팀 케미스트리 문제라든지, 벤치의 뎁스 등등 여러가지 문제가 터져나오기도 했죠. 실제로 NBA 리그 승률 2위 자리도 올랜도 매직에게 내어주고 말았습니다. 레이커스가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라는 점. 선더의 승리 가능성에 약간은 도움이 되겠죠. 한 8% 정도..
- 문제는 후반기, 특히 리그 막판에 선더의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선더는 유타 재즈전을 시작으로 이후 5경기에서 1승 4패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시드 싸움에서 주욱 밀려서 8위가 되었죠. 한때 디비전 타이틀과 2번 시드를 다퉜던 팀이 한순간에 8번 시드로 떨어지면서 팀 분위기도 급 다운 되었습니다. 다행히 멤피스와 시즌 마지막 경기를 승리하면서 50승을 채우면서 시즌을 승리로 마무리했습니다만 후반기동안 이어왔던 상승세가 꺾였다는 점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죠. 특히 시즌 막판 분위기가 플레이오프까지 이어진다고 봤을때 말이죠.
- 그리고 시즌 막판으로 오면서 장점이었던 수비가 흔들린 점도 선더에게는 큰 고민거리가 되겠구요.
- 선더 입장에서 변수를 만들 선수는 러셀 웨스트브룩이 될 겁니다. 케빈 듀란트의 활약은 기본으로 기대하고 있고요. 상대적으로 약세인 레이커스의 가드진을 상대로 웨스트브룩이 코트를 휘져어준다면 케빈 듀란트와 제프 그린도 버프를 받을 수 있겠죠. 문제는 웨스트브룩도 하향곡선을 타면서 시즌을 마쳤다는 점입니다. 웨스트브룩이 첫 플레이오프에서 분위기 반전을 노릴 수 있을까요? 이번 시즌을 통해서 코비 스타퍼로 이름을 높인 타보 세폴로샤가 플레이오프에서 집중력이 극대화된 코비를 상대로도 좋은 수비를 펼쳐준다면 이것도 선더 입장에서는 큰 힘이 되겠죠.
- 코비와 더블어 문제가 되는 것이 앤드류 바이넘-파우 가솔-라마 오덤이 지키는 레이커스의 골밑입니다. 어떻게 상대를 해야하는지 참 난감한데요. 다행히 선더 입장에서 긍정적인 점은 부상에서 복귀하는 앤드류 바이넘의 출전시간이 제한적이 될 것이라는 점, 그리고 선더에서는 시즌 막판 무릎 부상으로 빠졌던 네나드 크리스티치가 플레이오프에서 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사실 크리스티치는 그다지 높게 평가를 하진 않았는데요. 시즌 막판 중요한 경기들에서 크리스티치가 빠진 공백이 의외로 컸습니다. 덩치 좋은 리얼 7푸터가 제공해주는 수비와 리바운드, 블록슛과 궃은 일들은 쉽게 메울 수가 없었습니다. 닉 칼리슨과 서르지 이바카가 잘 해주긴 했습니다만 공백을 완전히 메우진 못했죠. 그래서 이 기간동안 브룩스 감독은 3가드 시스템을 사용했는데 효과는 신통치 않았고요.
공격에서 픽&팝 공격도 그렇게 아쉬울수가 없었어요. 선더의 1,2번이 외곽슛이 없는 상황에서 크리스티치의 픽앤팝은 코트를 넓혀줄 수 있는 유일한 옵션이나 다름없습니다. 이것마저도 없으니 하프 코트 상황에서 참 빡빡해지더군요. 게다가 크리스티치의 픽앤팝 부재는 웨스트브룩의 경기력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었고요. 아무튼 플레이오프에 뛸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아울러 크리스티치가 없는 동안 많은 발전을 보여준 서르지 이바카도 이번 플레이오프를 경험하면서 더 발전을 이뤘으면 합니다.
- 저는 플레이오프에서 경험의 가치를 꽤 높게 치는 편입니다. 그리고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선더는 이 경험 면에서 레이커스에게 아주아주 뒤쳐져 있죠. 이 경험 차이의 갭을 메울 수 있는 변수가 레이커스를 상대하는 선더에게는 아쉽게도 딱히 보이질 않아요. 그래서 매치업의 유불리보다는 경험의 유무가 시리즈 승패를 가를 가장 큰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최선을 다해 시리즈를 길게 가져가면서 플레이오프 분위기를 마음껏 경험하는 그런 오클라호마 시티 선더의 첫 플레이오프 시리즈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그 과정에서 선더의 영건들은 이번 플레이오프를 한단계 더 성장하는 발판으로 삼아야겠죠.
- 마지막으로 레이커스 감독 필 잭슨은 벌써부터 케빈 듀란트를 상대로 언론 플레이에 들어갔던데요. 참 능구렁이 같은 할배입니다. 듀란트는 이런 도발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이런 장외 언론 플레이에 영향을 받아서 게임을 망쳐버릴지 아니면 도발을 분노로 승화하여 레이커스 홈코트 스테이플 센터를 맹폭격을 할지. 이것도 듀란트의 그릇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