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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리그 1라운드 경기들 리뷰. 첫번째

농구 이야기/유로리그

by 폭주천사 2009. 10. 27.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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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리그 1라운드 경기들 중에 찾아 본 경기들에 대한 감상과 1라운드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적어본다. 


Group A : Zalgiris vs Asvel Basket (71 : 52 Zalgiris 승)

- Martynas Pocius

잘기리스는 이번 시즌에 지노짱님이 추천해주신 팀이어서 찾아봤다. 

경기는 일방적인 잘기리스의 승리였다.

예전에 룸메이트님도 말씀을 하셨는데 프랑스 리그 팀들은 개인플레이 성향이 좀 강하다. Asvel도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포인트 가드로 나온 바비 딕슨(Bobby Dixon)이 너무 북치고 장구치고 다하는 통에 영 매끄럽지가 않았다. 골밑에서 홀로 분전한 커티스 보르차트(Curtis Borchardt)가 불쌍해보일정도.

잘기리스에서 가장 먼저 눈이 간 것은 마르티나스 포셔스(Martynas Pocius) 만타스 칼니티스(Mantas Kalnietis) 마커스 브라운(Marcus Brown)으로 이뤄진 가드진이었다. 

마커스 브라운은 유로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터줏대감. 비교적 경험이 부족한 잘기리스을 잘 보완해주는 모습이었다. 칼니티스를 대신해서 리딩을 보기도 하고 팀이 필요로할때 득점을 해주기도 하고, 명실상부한 잘기리스의 리더로 활약하고 있다.

만타스 칼니티스는 개인적으로 처음 접했던 유럽의 유망주군(리키 루비오, 루디 페르난데스, 니콜라스 바텀, 유로스 트립코비치, 마르코 벨리넬리 등등)에 속해있던 선수였다. 한때는 "제 2의 사루나스 야시케비셔스"가 될꺼란 이야기도 있었는데 부상이나 이런저런 이유로 다른 유망주들에 비해서 발전이 더뎠고 지금은 격차가 꽤 벌어진 상태다. 지난 유로바스켓에서도 그다지 인상적인 모습이 아니었고, 이 경기에서도 슈팅가드에 가까운 콤보가드로 변해버린 모습이었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은 2쿼터에 잠깐 나온 89년생 지기만타스 야나비셔스(Zygimantas Janavicius)가 더 나아보였다.

마르티나스 포셔스는 지노짱님이 강추하신 선수. 슈팅과 돌파가 균형을 이룬 선수였다. 기본적으로 운동능력도 좋고 활동범위도 넓어서 부지런하게 코트 이곳저곳을 쑤시고 다녔다. 볼 없이 움직이면서 패스를 받아 던지는 슈팅이 매우 정확했는데 슈팅매커니즘이 아주 기계적일만큼 일정하고 안정적이었다.자유투도 안정적이었고. 볼을 들고 하는 공격은 운동능력을 이용한 돌파가 인상적이었는데 돌파후에 마무리하는 능력은 좀 아쉬웠다. 리투아니아 국가대표팀의 차세대 백코트 에이스로 인정받고 있다는데 앞으로 계속 주목해봐야겠다. 아울러 잘기리스도 말이다.



Group C : Maroussi BC vs CSKA Moscow (66-65 CSKA 승)

이 경기는 거칠게 이야기하자만 유로리그 듣보잡팀과 유로리그 본좌팀의 경기라고 할 수 있겠다. Maroussi BC가 지난 시즌 그리스 리그 3위팀이고, 예선을 뚫고 유로리그에 합류하면서 경쟁력을 증명한 팀이지만 이 팀은 유로리그에 처음 진출한 팀이다. 하지만 CSKA Moscow는 최근 4시즌 연속으로 유로리그 결승에 올라 우승 두 번, 준우승 두 번을 차지한 것을 비롯하여 2002~2003 시즌부터 단 한번도 빠짐없이 파이널 4에 진출한 그야말로 전통의 강팀. 비록 Maroussi의 홈경기이긴 했지만 경기는 쉽게 CSKA가 가져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건 뭐.

CSKA는 종료 1.4초전까지 65-63으로 2점차 뒤지면서 패색이 짙은 상황이었다. 강력한 우승후보 CSKA가 개막전에서 유로리그에 갓올라온 루키팀에서 침몰하기 직전이었다. 하지만 CSKA의 빅터 크리야파(Viktor Khryapa)가 경기 종료와 동시에 역전 삼점슛을 성공시키면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개막전 망신을 면했다.


<CSKA Moscow 의 빅터 크리야파 위닝샷>




경기를 이기기는 했지만 CSKA의 경기력은 이게 과연 내가 알던 CSKA가 맞나 싶을 정도로 형편없었다. 선수들은 1대1 공격만 고집하면서 터프샷만 던져대고, 흐름을 가져오지 못하자 조급해져 어이없는 턴오버로 속공을 연달아 허용했다. 박스 아웃은 또 왜이리 안하는지 공격리바운드 계속 헌납하며 자멸하는 분위기였다.

지난 시즌까지 골밑을 지켰던 이라즘 로르벡이나 터렌스 모리스의 공백도 좀 커보였는데, 골밑 공략이 전혀 안되다보니 볼이 외곽에서만 겉돌면서 가드진쪽에 과부하가 걸리는 모습이었다. 그와중에 팀을 조율해야할 J.R 홀덴(J. R. Holden)은 아이버슨 놀이하기에 바빠서 열심히 슛만 던져댔고, 팀을 추스려야할 라무나스 시스카우스카스(Ramunas Siskauskas)나 조란 플라니니치(Zoran Planinic)도 이상하리만큼 무기력했다.

반면에 Maroussi BC는 타이트한 맨투맨을 바탕으로 골밑을 단단하게 지키는 수비로 CSKA의 공격을 저지했다. CSKA가 실책을 하면 속공을 달리고, 그 이외에는 2:2 픽앤롤 플레이를 기반으로한 패스게임으로 확실한 오픈찬스를 만드는 공격을 보여줬다. 고비때마다 나왔던 자유투 실패와 마지막 3점슛 수비 실패만 아니었다면 대어를 잡을 수 있었는데, Maroussi BC로서는 아쉽게 되었다.

그리고 Maroussi BC에는 아는 선수가 딱 두명있었는데 한명은 NCAA 피츠버그 대학에서 애런 그레이와 함께 뛰었던 레본 켄달(Levon Kendall)이었고, 다른 한명은 KBL에서 뛰다가 퇴출당한 자레드 호먼(Jared Homan)이었다. 호먼은 지난 시즌 Cibona에서 뛰는 모습도 봤었는데 아무리 냉정히 봐도 평균 이상은 해주는 선수다. 유로리그에 주전으로 출전하기에 손색이 없는 선수인데, KBL에서는 도대체 어떤 모습을 보여줬길래, "바보 용병","식물 용병" 소리를 들었는지 호먼이 KBL에서 뛰는 모습을 못본 나로서는 참 미스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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