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피스와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 리그 최하위 팀들끼리의 경기였지만 분위기는 사뭇 진지했다. 두 팀은 서로를 확실한 1승 상대로 생각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그래서 더 질 수 없는 경기였고, 결국 승부는 연장전까지 가서 결정되었다.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의 114-102 승.
10연패를 이어오면서 내심 썬더를 연패 탈출의 제물로 생각했을 멤피스 팬들은 연장전 패배 끝에 망연자실 한 모습을 보였다.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에게 지면 도대체 어떤 팀을 이기라는 거냐" 라면서 말이다. 시즌 초반에 까먹은 승수때문에 썬더는 아직도 만만한 보약 이미지가 강하다. 그래서 썬더에게 지면 타팀 팬들은 충격을 두배로 받는 것 같다. 하지만 오늘자 NBA 순위를 보면, 썬더 밑으로 무려 3팀이나 있다. (클리퍼스, 킹스, 위저즈)
오늘 승리로 썬더는 1월 성적 7승 6패를 기록했다. 마지막 유타 재즈 원정경기를 패해도 7승 7패. 5할 승률이다. 1월동안 연패는 미네소타와 휴스턴에게 당한 2연패가 유일하다.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가 이제 어느정도 하나의 팀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멤피스 전은 기복이 심한 경기였다. 4쿼터 한때 12점차까지 리드하면서 무난하게 경기를 잡나 싶었는데 4쿼터 막판에 정신줄을 놓더니 종료 3분 30초를 남기고 멤피스에게 12-2런을 허용하면서 100-100 동점을 허용했다. 수비가 전혀 되질 않았고, 중요한 자유투를 놓쳤으며 결정적인 순간에 턴오버가 나왔다.
3쿼터까지 27득점으로 펄펄날던 케빈 듀란트는 4쿼터에 무득점이었다. 4쿼터 듀란트의 슛시도는 3개였다. 자유투를 얻어내지도 못했다. 케빈 듀란트가 부진했다고 이야기하기엔 듀란트의 연장전 활약이 너무 좋았다. 결국 활용을 못한 것이다. 이날 좋은 슛감을 보여주던 제프 그린도 4쿼터 슛시도가 단 한개였다. 팀내 공격 옵션들에게 변변한 기회조차 만들어주지 못할 정도로 공격이 엉망이었다. 그동안 좋았던 자유투도 50%를 기록중이었고. 4쿼터 썬더는 총체적인 난국이었다.
하지만 연장전에서 썬더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썬더는 멤피스 그리즐리즈를 연장전에서 단 2점으로 묶는 좋은 수비를 보여줬고, 14득점을 쏟아부으면서 승리를 거뒀다. 11월, 12월 같았으면 이런 흐름에서 그대로 경기를 내줬을텐데 말이다. 아무튼 연장전에서 좋은 경기력 덕분에 까임 방지권을 받았다.
케빈 듀란트는 연장전에서 팀이 기록한 14득점중 8득점을 책임졌고 4리바운드 1블록슛을 기록하면서 에이스 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최종 성적은 35득점 10리바운드 6어시스트 4블록슛. 엘리트 빅맨의 스탯이고 올스타의 스탯이다. 제프 그린은 커리어 하이인 5개의 삼점슛(삼점슛 5/6)을 비롯하여 23득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 1스틸, 1블록슛을 기록했다. 루디 게이에 대한 수비도 괜찮았고. 러셀 웨스트브룩은 17득점 5어시스트 2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하면서 신인왕 경쟁자 O.J 메이요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처키 앳킨스가 벤치에서 15분간 출전하여 삼점슛 2개 포함 10득점 2어시스트 2스틸로 쏠쏠한 활약을 해줬다. 앳킨스는 락커룸 리더로서 이미 팀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경기에서도 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정도 꾸준한 활약이면 얼 와슨 트레이드에 가속이 붙을 수도 있다.
아쉬운 점은 데스먼드 메이슨이 카일 라우리의 덩크를 블록하다가 무릎 부상을 당했다는 것이다. 꽤 심하게 떨어졌는데 언제 복귀할지 불확실하다고 한다. 끙...카일 위버도 현재 부상중이고. 데미언 윌킨스가 나와야하는건가? 이 참에 러셀 웨스트브룩의 2번 기용을 실험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
다음 경기는 유타 재즈 원정이다. 재즈가 최근 안드레이 키를렌코가 부상으로 빠지고, 홈에서 연패를 하는등 상태가 좋지 않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대다. 좋은 경기 보여줘서 1월을 잘 마무리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리그 패스 올라오던 사이트가 막힌 이후로 썬더 경기를 통 볼 수가 없다. 큼..이럴때는 인기 팀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부쩍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