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두마리 있는 고양이 콕이와 보리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콕이는 조용히 살고 싶어하는데 보리가 도대체 가만 놔두질 않는다. 보리와 콕이 때문에 우리집은 항상 시끌시끌하다.
이날도 콕이는 빈백에 폭 싸여서 잠을 청하고 있었다. 그걸 가만히 보고 있을 보리가 아니지. 어슬렁 어슬렁 또 시비를 걸러 다가온다.
그런데 보리의 행동이 평소와 좀 다르다. 평소같으면 그루밍하는 시늉을 조금 하다가 곧장 달려들어서 콕이를 내쫓곤했는데, 이번엔 왠일로 진득하니 앉아서 콕이 그루밍을 해준다. 동생 보리가 콕이 형아에게 열심히 그루밍해주는 이 아름다우면서도 적응안되는 광경.
보리가 그루밍하다가 달려들 것을 알기때문에 콕이는 그루밍을 받으면서도 순간순간 불안에 떨면서 움찔거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보리도 열심히 그루밍하다가 잠깐씩 "이건 뭔가 아닌 것 같은데...."라는 표정으로 한순간 멍때리지만 금방 또 열심히 그루밍을 해준다. 그리고 그루밍 서비스를 끝내니 얌전히 돌아선다. 보리가 덤벼들지 않고 얌전히 그루밍만 하고 돌아서니 콕이가 오히려 당황해하는 모습이다.
드디어 두녀석이 사이좋게 지내기로 한 건가. ㅎㅎ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콕이를 그루밍해주고 깔끔하게 돌아섰던 보리가 잊었던 것이 생각났다는듯 다시 콕이에게 돌아가서 으르렁 거린다. 마치 "그루밍 해줬으니 돈을 내놔라" 라고 콕이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콕이도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자세다. "언제 내가 그루밍 해달라고 했냐?" 라고 배째라는 식이다. 이러면 남은 것은 실력행사뿐이다.
그리고 실력행사를 하면 항상 이기는 것은 보리. 결국 콕이는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던 빈백에서 결국 쫓겨나고 말았다. 보리에게 쫓겨서 구석으로 도망가 있는 콕이 -_-;; 에휴 덩치는 산만한 것이 왜 저렇게 보리한테는 힘을 못쓰는지.
그나저나 두녀석이 빈백에서 뒹굴고 난 후에 녀석들에게서 빠진 털이 장난이 아니다. 또 청소해야겠네.
에휴..이녀석들아. 집사 일거리 좀 줄어들게 사이좋게 지내라.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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