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싸움의 발단은 보리다.
요즘들어서 콕이랑 보리 사이가 많이 가까워진 것 같은데, 그래도 보리는 항상 콕이에게 뭔가 불만이 많다.
제 딴에는 이리 생각하는 것 같다. "내가 애교도 많고, 무릎에도 착착 올라가주고, 꾹꾹이도 해주고, 반려 고양이로써 해줄 수 있는 서비스는 다해주는데, 이상하게 집사와 하녀는 콕이를 더 이뻐한단 말이지. 무뚝뚝하고, 쌀쌀맞은 콕이녀석이 뭐가 이쁘다고. 아무튼 콕이는 마음에 안들어." 뭐. 실제로는 어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흠흠.
"콕이. 보리의 질투의 대상."
아무튼 가끔씩 보리는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콕이에게 장난을 걸고 결국 싸움까지 번지는 경우가 있다.
"종종 보리 발톱 사이에 콕이의 털이 끼어있을때가 있다. 가끔씩 보리가 콕이 털을 입에 물고 있을때도 있는데, 보리가 얼마나 심하게 콕이에게 달려드는지 알 수 있다."
이날도 콕이가 신경질적으로 울어서 보니 두마리가 또 엉겨붙어서 한바탕하고 있다. 급하게 두마리 떼어놓는데, 흥분한 보리가 앞발로 나에게 펀치를 날렸다. 손등에 선명하게 그어진 이선지. 피가 베어나왔다. 끙..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더니, 고양이 싸움에 사람 손등 터졌구나.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보리를 결국 베란다로 내보냈다. 베란다는 우리집 고양이들이 벌받는 공간. 가서 흥분 좀 가라앉히고 들어와라. 보리를 내쫓고 보니, 두 녀석이 엉겨붙었던 자리는 고양이 털이 빠지고 날려서 난리도 아니다.
상처에 약바르고 청소를 하고 있으려니 보리가 그사이 진정이 되었는지 베란다에서 들여보내달라고 애절하게 울어댄다. 저렇게 울어대면 또 도리가 없다. 들여보내 줘야지.
"들여보내주지 않으면 다 태워버리겠다. 레이저 발사하는 보리."
다시 거실로 들어온 보리는 언제 싸웠냐는듯, 아무일도 없이 콕이랑 나란히 밥을 먹는다.
뭐야 이거. 결국 나만 피보고 손해봤다. 청소는 청소대로 하고. 에휴..항상 이런 식이지..큼.
가장 큰 문제는 이래도 이녀석들이 밉지 않다는 거다.
덕분에 내 팔다리에는 고양이들이 만들어논 상처가 마치 문신처럼 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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