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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비게이션을 사다

사는 이야기/생활

by 폭주천사 2006. 10. 2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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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운전면허가 없다. 와이프는 운전면허가 있다. 운전에 대한 자신감이 넘쳐서 사고를 가장 많이 낸다는 3년차. 그리고 집에는 차가 한 대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차가 많지않다. 길도 서울처럼 복잡하거나 좁지않다. 그리고 우리 커플은 서울에 나갈일도 별로 없고 여행을 많이 다니는 편도 아니기 때문에 그동안은 네비가 필요 없었다. 모르는 길을 찾아갈때면 내가 인간 네비게이션이 되어서 지도책을 들고 옆에 앉아 길잡이를 하곤 했다. 그동안 별다른 불편은 없었다.


지난 주 강남에서 결혼식이 있었다. 지하철로 가기로 결정을 했지만, 전날 저녁 와이프는 갑자기 차를 끌고 가자고 했다. 운전 3년차의 넘치는 자신감이란..그래서 차를 끌고 출발했다. 나는 변함없이 지도책과 콩나물에서 뽑은 지도를 가지고 옆에 앉았다. 하지만 우리는 그날 서울시내를 헤매다가 분당까지 갈 뻔했다. 지도책과 인터넷 지도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예식시간은 다가오고, 길은 모르겠고, 짜증이 치밀어 올라서 그 와중에 둘이 말다툼까지 했다. 그래서 결국 우리는 네비게이션을 사기로 했다. 운전에 불편함을 줄이기 위함이기도 했고, 서로가 충돌하는 부분을 줄이기 위함이기도 했다. 가격비교 사이트를 비롯한 각종 사이트를 탐정질한 결과 우리의 선택은 아이나비였다.


네비가 도착했으니 써봐야하지 않겠는가? 때맞춰서 오늘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고. 결국 파주 금강산 랜드온천에 가기로 결정했다. 가서 땀빼고 일주일간의 피로를 풀고 오는 것이야. 네비는 참 편리했다. 잔소리가 좀 많은 것이 흠이지만, 모르는 길 해메는 것보다는 훨씬 좋지않은가. 금강산랜드 가는 길은 복잡했다. 아마 네비게이션 없이 지도를 보고 찾았으면 우리 커플은 아직도 자유로타고 통일전망대 근처를 헤메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네비게이션이 생기면서 옆자리에 앉아서 인간 네비게이션 역할을 하던 나는 할일이 없어졌다. 이제 정말로 운전을 배워야할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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