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더운 날씨. 낮에는 움직일 수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밤에 이렇게 많이 쏟아져나오는 것인지. 주말을 맞아 마트로 장을 보러 갔더니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주차할 곳이 없어서 결국엔 마트 옥상까지 올라가야 겨우 차를 세울 수 있을 정도였다.
여기저기 쇼핑을 하고 있었는데 옆에 아주 키 큰 사람이 카트에 아이를 태우고 지나갔다. 속으로 '키 엄청나게 크네. 농구선수해도 되겠는데..' 하면서 올려다 봤더니. 어. 배구선수 후인정이네. 아들하고 부인을 데리고 쇼핑을 온 것 같았다. 그리고 보니 얼마전에 은행앞에서도 츄리닝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이 동네 사는 모양이다.
아..이거 어떻게 사진도 찍고 사인도 한 장 받아야겠는데, 이날따라 디카도 없고(우리는 둘다 폰에 카메라가 없다.) 사인받을 것도 없어서 그냥 쳐다만 보고 말았다. 말이라도 한 번 걸어보고 싶었는데 소심증때문에..후덜덜
내가 대학입학할 당시에 그때는 대학 농구, 대학 배구가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당시 우리 학교는 농구부가 시원찮아서 주로 배구부를 응원하러 갔었는데(그 당시에는 우리학교 농구부랑 배구부랑 농구하면 배구부가 이긴다는 우스개소리도 있었다.) 한양대나 경기대와 경기를 할때면 정말 뜨거웠었다. 각 학교의 응원전도 뜨거웠었고 경기도 항상 박빙의 명승부를 연출했었다.
당시 경기대 에이스였던 후인정은 스커드 미사일이라는 별명답게 엄청난 후위공격으로 우리 학교 코트를 초토화시키곤 했는데 한양대 김세진과 더블어 정말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 당시 응원할때는 야유도 많이 퍼붓고 욕도 많이하고 그랬는데..낄낄.
다음에 마트 갈때는 디카를 꼭 가지고 가야겠다. 언제 또 마주칠지 모르니. 그때는 사진 한장 같이 찍자고 해봐야지.ㅋㅋ. 그런데 배구인기가 많이 죽긴 죽었나보다. 그 넓고 사람많은 마트에서 후인정 선수를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네. 이거 나름 후인정의 굴욕인가.. 아니면 자주 오니까 그러려니 하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