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콕이 화장실 모래로 에버크린 ES를 쭉 썼다. 그러다가 지난 번에 모래를 시킬때, 쌀모래로 바꿔보았다. 쌀모래는 쌀겨와 콩비지를 주 재료로 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더 친환경적일 것 같았고 냥이가 먹어도 아무런 해가 없다고 했다. 그냥 화장실에 흘려보내도 되기 때문에 처리도 간편할 것 같았고.
입자가 크기 때문에 냥이가 화장실을 보고 와도 발에 잘 묻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화장실 앞에 발판을 깔아놓기는 했는데 콕이가 왔다갔다하면서 모래가 조금씩 묻어들어오는 것 청소도 귀찮고해서. 또 냄새도 확실하게 잡아준다고 했으니.
처참한 실패를 본 쌀모래 - 캣푸드 펌
쌀모래로 바꾼 첫날. 참 난리도 아니었다. 새벽부터 콕이가 울어대는데, 화장실가고 싶어서 끙끙대는 모양이었다. 가만히 보니 바뀐 모래에 적응을 하지 못해서 밤새 화장실에 못간 듯 했다. 새벽부터 화장실 내노라고 냥냥거리면서 난리를 치는데 빨리 어떻게 하지 않으면 방에다 그냥 쌀 것만 같았다. 결국 조금 남아있던 전에 쓰던 모래를 새 모래위에 뿌려주고 달래고 달래서 겨우 쉬를 하게 해줬다.
시간이 지나면 콕이가 새 모래에 적응할 줄 알았다.그런데 이놈이 적응은 고사하고 새모래를 거부하는 것이 아닌가.일단 모래를 바꿔준 이후로 콕이가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모래를 덮지않는다. 일을 보고 모래도 덮는 것은 고양이의 본능이거늘...본능을 거부할 정도로 새로 바뀐 모래가 맘에 않든단 말인가.
고양이를 길러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고양이 응가나 오줌 냄새는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화장실을 치울때는 찌린내가 코를 마비시킬 정도였다. 덕분에 콕이 화장실이 있는 베란다는 퀘퀘한 냄새가 없어지질 않았다. 모래가 냄새를 잘 잡아준다고 했는데 덮질않으니 잡을 수가 있나? 그리고 어떤 날은 모래를 집어먹고 한바가지나 토해놓기도 했었다.
결국 이번에 모래를 시킬때는 모래를 다시 에버크린으로 바꿨다. 먼지가 조금 날리고 모래를 방안으로 밟아드려도 고양이 응가냄새를 맡으면서 지낼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콕이가 응가할때마다 내가 모래로 덮어줄 수도 없는 일이고.
구관이 명관이라고 에버크린 ES로 교체
무슨 고양이가 이리 적응력이 떨어지냐. 암튼 성격 까다로운 고양이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복지부동 고양이-_-;; 콕이는 어쩔 수 없이 죽을 때까지 내가 끼고 데리고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