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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타 재즈 vs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2차전

농구 이야기/NBA

by 폭주천사 2007. 5. 10.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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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다. 한 편의 잘짜여진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 주전 포인트 가드 데론 윌리엄스는 파울 트러블에 걸려있고, 공백을 메워주던 디 브라운은 부상으로 실려나갔다. 누군가 필요한 상황. 하지만 피셔는 딸의 수술때문에 경기장에 없었다. 하지만 후반전 기립박수를 받으면서 나타난 데릭 피셔. 자전거를 타면서 슬슬 몸을 풀다가 4쿼터와 연장전 클러치 타임에 등장. 상대방 에이스 베런 데이비스에 대한 수비와 결정적인 삼점슛 한 방으로 경기는 끝. 정말 각본 없는 드라마를 보는 듯 했다.


피셔의 어부샷이 화제가 되고 있기는 하지만 어부샷을 제외하고라도 이 경기는 참 재미있었다. 경기는 시종일관 재즈의 리드였다. 재즈는 작정하고 워리어스의 인사이드를 공략했다. 댈러스와 달리 재즈는 부저, 밀삽, 키를렌코, 오쿠어 등등 인사이드를 공략한 선수들이 많았고 전반전에는 이 선수들이 워리어스의 골밑을 완전히 초토화 시켰다. 손쉬운 레이업 득점이 많이 나왔고 재즈 선수들은 마치 수비 리바운드 잡듯이 공격리바운드를 잡아서 세컨 찬스 득점을 해냈다.


하지만 워리어스는 워리어스다. 후반전에 베론 데이비스를 중심으로 자신들의 템포를 찾은 워리어스는 특유의 속공 + 양궁농구로 재즈를 압박했고, 4쿼터 막판 역전을 이뤄냈으면 승리 일보직전까지 갔었다. 하지만 피에트러스의 자유투 2개 실패. 베론 데이비스의 자유투 1개 실패. 경기를 끝내야할때 끝내지 못한 워리어스는 결국 연장에 가서 데론 윌리엄스와 데릭 피셔의 활약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경험많은 베테랑의 중요성이 드러난 경기라고 본다. 산전수전 공중전에 우주전까지 다 겪어본 데릭 피셔는 경기중간에 투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몫을 다해줬다. 하지만 워리어스의 선수들은 경험부족을 드러냈다. 특히 팀의 에이스이자 정신적인 지주인 데이비스의 자유투 실패는 워리어스에게 심한 심리적 압박이 되었을 것이다. 이것은 결국 연장전에서 따라갈 수 있는 몇 번의 기회를 모두 무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본다.


자유투 실패가 아쉬웠지만 베론 데이비스는 참 괴물이다. 이걸 어찌 막나. 완벽하게 틀어막았는데 슛을 성공시키면 이건 뭐 답이 없죠.


데론 윌리엄스도 괴물인 것은 마찬가지다. 이거 2년차 맞나. 배짱 한 번 두둑하다. 1쿼터 파울 트러블에 걸리고도 이를 잘 컨트롤 하는 면도 그렇고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가는 마지막 슛. 그리고 연장에서 리드를 잡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5득점. 2년차때부터 이러면 앞으로는 어찌 될라고..같은 디비전에 이런 애들 있으면 골아픈데.


휴스턴과의 시리즈에서 버로우하고 있던 키를렌코. 완전 부활이다. 미칠듯한 수비귀신 부활. 대인 수비뿐만 아니라 적절한 타이밍의 핼프 수비에 이은 블록샷. 데론 윌리엄스와 디 브라운이 없을때는 포인트 가드 역할까지. 과거 올스타에 뽑혔던 키를렌코의 모습. 누가 소닉팸에다 키를렌코랑 루이스랑 바꾸시겠어요? 라고 물어봤던데 오늘 경기만 보면 당연히 바꾼다.


오늘 골스는 리바운드에서 60-32로 밀렸다. 리바운드를 이렇게 밀리고도 경기를 접전으로 끌고 간 것은 대단한 것이지만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리바운드 발리면 시리즈 승리하기 힘들 것 같다. 그리고 지금 기세는 확실히 유타가 잡았다. 비록 유타가 원정 경기에 약하다고 하지만 유타도 젊은 선수들로 이뤄진 팀. 기세를 타면 워리어스 못지 않을 것으로 본다.


워리어스와 매버릭스의 경기는 확실히 상성상 워리어스가 먹고 들어가는 점이 있었다. 하지만 재즈는 그런 상성에서 오히려 재즈가 먹고 들어가는 점이 있다고 본다. 댈러스가 하지 못했던 인사이드 공략. 리바운드 제압은 재즈의 주특기 아니겠는가? 돈 넬슨 감독이 홈에서 어떤 카드로 반격을 가해올 것인가? 과연 그 반격이 산전수전 다 겪은 슬로언 할배에게도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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