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서울경기는 표가 있어서 역시 호기랑 같이 경기를 보러갔다. 지난 번 썰렁했던 삼성응원석이 싫어서 오늘은 대구응원석 쪽으로 표를 끊었다. 호기가 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허둥지둥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는데 이미 경기 시작. 그런데 자리가 골대 바로 뒷자리였다. 아..원정팀 응원석의 위치를 확인하지 못한..어버버버
골대 바로 뒷자리가 선수들이 가깝게 보이고 슛의 궤적같은 것도 잘 보여서 좋은 점은 있었는데 백보드와 전광판에 가려서(그리고 대구 응원단장이 자꾸 지켜드는 응원찌라시에 가려서) 경기보는데 애로사항이 살짝 있었다.
삼성응원단은 플레이오프라 그런지 사람이 많았는데 가만 보니까 군바리 아저씨들+삼성계열사에서 나온듯한 넥타이 부대 아저씨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저씨들이 응원을 열심히 해서 이제야 좀 삼성 홈경기다운 분위기가 났다.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삼성쪽 응원석에 앉는건데..-_-;;
경기는 1차전을 패했던 삼성이 반격에 성공하여 양팀은 1 대 1을 기록했다. 경기 오기전에 기사를 읽어보니 김승현 선수가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고 하더니 결국 경기에 나오지 않았다. 1차전에서 삼성의 오예데지랑 충돌했었는데 부상이 생각보다 심했나보다. 주전 가드가 빠진 대구는 경기내내 어려움을 겪었는데 지난 경기에서 김승현의 자리를 비교적 잘 메워줬던 김병철이 이날은 강혁을 비롯한 삼성가드진에 꽁꽁묶여서 별다른 활약을 못보여줬다. 결국 대구는 마이클의 개인공격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고, 4쿼터 막판 추격을 펼쳤지만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삼성에서 이날 MVP는 서장훈 선수였다. 1차전에 주태수의 거친 몸싸움에 약간의 위축되었던 서장훈 선수는 이날 주태수를 완전히 안드로메다 관광을 시켜줬다. 주태수를 상대로 포스트업에 이은 턴어라운드 점퍼는 거의 백발백중이었고, 상대 수비로테이션의 허점으로 생긴 오픈 3점슛도 깔끔하게 모두 성공시켰다. 특히 3점슛 성공시키고 손가락으로 허공을 빙 돌리는 세레모니는 오~~간지..^^;;
결국 두팀의 대결은 내일 열리는 3차전에서 결판이 나게 되었다. 대구로서는 김승현선수의 출전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고, 살아난 수비를 바탕으로 2차전을 승리한 삼성은 이 기세를 그대로 3차전까지 이어가는 것이 관건이 될 것 같다.
그나저나 이날 대구가 패하면서 지금까지 내가 오프뛰어서 응원한 팀은 모두 졌다. 나름 폭주천사의 저주인가. NBA에서도 내가 찍은 선수들은 모두 일찍 망가지던데. KBL까지 옮겨온 것인지.-_-;; 이걸 역으로 찍어서 스포츠 토토나 한 번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