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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J.R.R.톨킨)을 읽다.

사는 이야기/독서록

by 폭주천사 2017. 11. 2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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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R.톨킨의 소설 "호빗"을 읽고 감상을 몇 줄 적어 본다.


"호빗"은 평온한 삶을 살던 호빗 "골목쟁이네 빌보"가 난쟁이들의 보물을 되찾으려는 여행에 따라나서게 되면서 겪는 모험을 다룬 판타지 소설이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피터 잭슨 감독의 영화 "호빗" 삼부작을 재미있게 봐서 원작도 찾아 읽었다. 

처음 책을 들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책이 왜 이리 얇지?'였다. 영화가 3시간짜리 3편인 시리즈인데 책이 너무 얇다 싶었다. 책을 읽고 나니 책의 실제 두께와 내가 생각했던 두께의 차이가 소설과 영화의 차이이자 감독의 영화적 상상력의 크기였다. 

소설의 주인공 호빗 "골목쟁이네 빌보"는 마법사 간달프를 만나 "참나무방패 소린"이 이끄는 난쟁이들의 여행에 합류하게 된다. 난쟁이들은 스마우그 용에게 빼앗긴 자신들의 고향과 성안의 금과 보물을 되찾기 위한 여행을 시작하는데 빌보는 여기에 참여하게 된 것. 

여행 초반부에 빌보는 덩치도 작고 전투 경험도 없어 이리저리 난쟁이들에게 무시를 당한다. 하지만 여행 중 겪게되는 다양한 사건 속에서 빌보는 '위기의 순간에 더 강해지는 멘탈', '대담함', '슬기로운 지혜' 그리고 우연히 얻게 된 "반지"의 힘으로 어려움을 해결해가며 맹활약을 하게 된다.  

여행을 하면서 맹활약하는 빌보에 비해, 정작 여행의 주인공인 난쟁이들은 무책임하고 무능하다. 어려움이 닥치면 빌보에게 일을 미루고 뒤로 물러나 있고, 문제가 해결되면 이득은 취하려고 하고. 덕분에 주인공 빌보의 활약이 더 빛나긴 하는데 영화에서 보여줬던 간지나는 난쟁이들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특히 참나무 방패 소린, 콧대만 높고 뭐 이리 쪼잔하냐.

난쟁이들의 요런 쪼짠한 모습과 욕심은 소설 후반부까지 이어진다. 스마우그 용이 너른골의 후예인 바르드의 화살에 맞아 죽어 없어진 후에 난쟁이들은 자신들의 고향과 보물을 되찾게 되지만, 황금과 보물을 독차지하려는 욕심을 부린다. 이 욕심으로 인해 '다섯 군대의 전투"가 발발하고 결국 소린을 비롯한 수많은 난쟁이, 요정, 인간들의 목숨을 잃는 비참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황금과 보물은 이 소설에서 만악의 근원이자 모든 문제의 발단이다. 황금에 눈이 멀어 멘탈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인물들은 모두 비참한 최후를 맡는다. 황금을 탐냈던 스마우그 용, 되찾은 황금을 독차지하려했던 소린, 소린으로 부터 황금을 빼앗으려 했던 인간과 요정 등등. 이들은 다섯 군대의 전투를 통해 많은 희생을 치르고 나서야 서로를 위해 마음을 배풀면서 평화를 만들어나가게 된다.(그래서 호빗의 결론은 "황금 보기를 돌 같이 하라" -_-;;)

마지막으로 "다섯 군대의 전투" 이야기가 나왔으니 한마디 하고 마무리. 소설 중반 쯤 난쟁이들이 고블린 소굴에 떨어지고 빌보는 동굴에서 골룸을 만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빌보가 우연히 반지를 얻고 골룸과 수수께끼를 내면서 대결하는 장면부터 빌보가 동굴을 탈출하는 과정까지가 긴장감 넘치게 묘사되어 한껏 몰입해서 읽었다. 이 장면이 기억에 남아 뒤에 나올 다섯 군대의 전투에 대해서도 기대가 커졌었다. 그런데 막상 소설의 하이라이트라 생각했던 "다섯 군대의 전투"는 챕터 한, 두장으로 마무리가 되어, 영화에 비해 내용도 적고, 사건 묘사도 밋밋한 감이 있어서 좀 허탈했다. '이게 끝이야?', '레골라스는 왜 안나와?' 이런 느낌. 피터 잭슨 감독은 이 짧은 챕터를 3시간짜리 블록버스터 영화로 만들기 위해 상상력을 총동원 했을 듯하다. 그래서 영화보다는 원작을 먼저 읽기를 추천해본다. 스펙타클한 블록버스터 시리즈를 보고 나서 원작 소설의 동화같은 분위기와 교훈에 밋밋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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