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대회 대만전.72-70 의 스코어에서 보듯이 간만에 똥줄타는 경기였습니다. 어찌어찌 이기긴했습니다만 보는내내 답답했습니다. 박수교 해설 위원이 "농구 참 어렵게 하네요" 라고 답답한듯 이야길 했는데, 이 한마디로 대만전 요약이 되겠죠.
외곽슛은 여전히 터지지 않았고, 덕분에 하승진과 김주성, 오세근은 두,세명의 수비를 달고 골밑에서 플레이를 해야했습니다.
포인트 가드들의 빅맨을 활용하는 모습도 좀처럼 나오질 않았고요. 하승진은 경기도중 앤트리 패스가 제 타이밍에 안들어오자 답답해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여러번 잡혔죠. 주희정은 빅맨을 데리고 하는 경기운영에 익숙치 않아 보이고요. 양동근은 피지컬에서 우위에 있는 상대팀 가드들을 상대로 큰 위협이 안됐습니다. 이정석이 그나마 괜찮은 모습인데, 전체적으로 포인트 가드들의 운영은 형편없었습니다. 앤트리 패스도 양희종이나 이규섭 같은 포워드쪽에서 들어갔죠.
게다가 대만의 신경전에 밀려서 경기 흐름을 망치기도 했죠. 팀내 고참으로 젊은 선수들을 다독여야할 김주성이 오히려 흥분해서 경기 리듬을 망치는 모습은 보기에 좋지 않았습니다. 애매한 판정이 계속되었고, 대만선수들과 거친 몸싸움이 계속되어 짜증난 것은 이해를 하는데, 베테랑인 김주성이라면 좀 더 신중하게 대처를 했어야죠. 물론 이후 4쿼터에 김주성의 활약은 괜찮았고, 승리의 발판이 되었지만요.
허재 감독의 배짱인지 모르겠는데, 대만전 선수기용은 아쉬웠습니다. 전반에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김민수를 출전시키지 않은 것도 그렇고, 몸상태가 엉망인 방성윤을 고집한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기용이었습니다. 대만전 승리를 당연하다고 여기고, 내일 이란전을 대비해서 방성윤의 슛감을 찾게하고, 김민수에게 휴식 시간을 준 것이라면, 허재 감독의 배짱에 경탄하겠습니다만...뭐 내일 이란전을 보면 알겠죠. 어쨌거나 방성윤은 4쿼터 막판에 삼점슛 2개를 성공시키면서 감을 좀 잡는 모습이었습니다만, 저는 여전히 방성윤의 기용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가뜩이나 볼이 안도는데, 방성윤은 볼을 너무 오래들고 있습니다. 자신이 볼을 들고 뭘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도 말이죠.
양희종은 오늘 대만의 신경전에 말려서 짜증을 내기도 하고, 경기 막판에 중요한 자유투를 모두 실패하는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만, 지금 대표팀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아 보입니다. 수비에서 활약은 말할 것도 없고, 오늘 위닝샷을 터뜨리기도 했죠. 특히 대만의 원맨속공을 완벽한 타이밍의 블록슛으로 발라버린 양희종의 수비는 하승진을 앞에두고 내리꽂은 우 타이하오의 덩크슛과 더블어 오늘 경기의 하일라이트였습니다. 앞으로 정영삼과 더블어 국가대표 2,3번을 책임질 선수로 성장해주길 바랍니다.
내일은 디팬딩 챔피언 이란과 경기가 있습니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 같은데 대한민국의 선전을 기대합니다. 아울러 하승진과 하다디의 대결도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