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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덴버 너겟츠 25년만에 서부 컨퍼런스 결승 진출

농구 이야기/NBA

by 폭주천사 2009. 5. 1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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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플레이오프가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서부 컨퍼런스 세미 파이널 경기에서 덴버 너겟츠가 댈러스 매버릭스를 124-110으로 꺾고 시리즈 성적 4승 1패로 서부컨퍼런스 파이널에 안착했습니다. 이로써 덴버 너겟츠는 84~85시즌 이후 무려 25년만에 서부 컨퍼런스 결승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달라진 덴버 너겟츠

시리즈 3승 1패로 앞선 상황에서 홈에서 치룬 5차전. 덴버 너겟츠는 이번 시즌과 플레이오프를 치루면서 얼마나 많이 달라졌는지를 잘 보여줬습니다.

경기장이 고지대에 위치하는 특성상 덴버는 달리는 농구를 추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덴버는 극단적인 공격농구를 추구해왔죠. 하지만 수비를 등한시한 극단적인 공격농구는 성공할 수 없었습니다. 오랜 부진을 겪었고, 2003년 카멜로 앤써니를 드래프트 하면서 꾸준히 서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1라운드가 한계였죠.

하지만 이번 시즌 덴버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시즌 초반 덴버의 경기를 보면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어. 덴버 너겟츠가 수비를 하네?" 하고 말이죠. 시즌 초반부터 수비에 힘을 쏟는 모습을 보여주던 덴버는 앨런 아이버슨과 천시 빌럽스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면서 본격적인 변화의 깃발을 올렸습니다.

시즌 중에 트레이드된 빌럽스는 적응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빌럽스가 오면서 덴버의 앞선 수비는 더 단단해졌고, 공격과 수비의 조율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빌럽스는 파이널 MVP를 수상한 큰경기를 많이 치뤄본 베테랑이었고 클러치 상황을 즐길 줄 아는 "미스터 빅샷" 이었습니다. 운동능력 좋고, 1:1이 능했던 덴버의 공격 옵션들이 빌럽스에 의해서 통제되고 팀은 짜임새를 갖춰갔습니다. .

이런 덴버의 힘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제대로 보여졌습니다. 크리스 폴이 이끄는 뉴올리언즈 호넷츠를 5경기만에 탈락시켰고, 1라운드에서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이기고 올라와 기세가 올랐던 댈러스마저 5경기만에 탈락시켰습니다. 빌럽스의 가세로 카멜로 앤써니는 득점의 부담을 덜 수 있었고, 슛셀렉션에 문제가 있었던 J.R 스미스는 착실하게 볼없는 움직임을 통해 장기인 3점슛을 터뜨려줬습니다. 부상에서 돌아온 네네와 마틴, 약물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후 복귀한 크리스 앤더슨은 골밑에서 수비와 허슬을 보여줬습니다.

댈러스와의 5차전에서 덴버는 기습적인 트랩과 더블팀으로 댈러스의 제이슨 키드를 압박했고, 활발한 스위치 수비와 로테이션으로 좋은 수비를 보여줬습니다. 수비가 살아나니 장기인 속공도 더욱 힘을 받는 모습이고, 빌럽스를 중심으로한 패싱 게임도 제대로 돌아갔습니다. 댈러스가 7점차로 쫓아왔던 3쿼터, 6점차로 쫓아왔던 4쿼터 상황에서도 빌럽스와 카멜로 앤써니가 제 몫을 해주면서 위기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덴버가 진짜 강팀이 되었구나라는 느낌을 받는 순간이었습니다.


카멜로 앤써니

카멜로 앤써니는 시라큐스 대학 신입생 시절 NCAA 토너먼트를 평정한 거물이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앤써니가 드래프트에 참가했던 2003년부터 앤써니는 르브론 제임스의 라이벌로 조명을 받았었죠. 전문가들도 동부의 르브론 제임스, 서부의 카멜로 앤써니의 라이벌리는 앞으로 NBA 를 대표하는 대결이 될 것으로 예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두 선수의 행보는 차이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르브론 제임스는 데뷔이후 꾸준하게 발전을 거듭하면서 이번 시즌 MVP를 차지하면서 명실공히 NBA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었습니다. 소속팀인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도 약간의 부침이 있었지만 꾸준하게 성장하면서 동부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거듭났죠. 비록 4패로 준우승에 그쳤지만 2006~07 시즌에는 파이널에도 진출했고, 이번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죠.

반면 카멜로 앤써니는 부침이 심했습니다. 앤써니도 득점왕 후보를 거론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리그에서 손꼽히는 득점 기계로 성장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의 부진은 앤써니는 발목을 잡아왔습니다. 앤써니가 합류한 이후 덴버는 꾸준하게 플레이오프에는 진출하지만 1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하는 그저그런 강팀에 계속 머물러 있었구요. 게다가 앤써니는 코트 밖에서 구설수 때문에 악동 이미지를 쌓기도 했습니다. 팬들은 르브론 제임스의 라이벌로 카멜로 앤써니가 아닌 드웨인 웨이드를 꼽기 시작했죠.

하지만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앤써니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천시 빌럽스의 가세로 부담을 덜어낸 덕분일까요? 카멜로 앤써니는 자신의 플레이오프 성적을 훌쩍 뛰어넘는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뉴올리언즈 호넷츠와의 1라운드에서 평균 24득점을 기록하면서 득점 감각을 조율한 앤써니는 2라운드 댈러스와의 시리즈에서는 평균 30득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리딩 스코어러로써의 역학을 충실하게 해냈습니다. 정규시즌에 보여줬던 무시무시한 클러치 능력도 그대로 였습니다. 오심 논란이 있었지만 3차전에서는 종료와 동시에 버저비터로 위닝샷을 성공시켰고, 4차전에서는 자신의 플레이오프 최다인 41득점을 폭발시켰습니다. 그리고 5차전에서도 팀이 필요할때마다 정확한 점프슛으로 득점을 올려줬습니다.

득점뿐만 아니라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5차전에서 카멜로 앤써니는 덕 노비츠키와 매치업 되는 장면이 자주 보였습니다. 덴버가 적극적으로 스위치를 했기 때문인데요. 앤써니는 노비츠키와의 매치업에서도 노련하게 수비를 잘 해냈습니다. 노비츠키의 훼이크나 스텝에 속지 않고 끝까지 밀착해서 슛을 경쟁해줬습니다. 카멜로 앤써니의 경기 집중력이 대단했다는 것을 볼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NBA 파이널은 르브론 제임스와 코비 브라이언트의 대결을 기대했었습니다. 현재 농구 황제라고 할 수 있는 코비와 차세대 농구 황제 르브론 제임스의 대결. 하지만 르브론 제임스와 카멜로 앤써니의 2003년 드래프트 동기들의 라이벌 대결이 성사되어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댈러스 매버릭스

흔히 우승후보라고 불리는 팀들은 우승을 할 수 있는 적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기에 우승을 놓친다면 이후에는 좀처럼 우승하기 힘든 묘한 징크스가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강팀으로 군림했던 새크라멘토 킹스나 2000년대 중반의 피닉스 선즈를 예로 들 수 있겠네요.

댈러스 매버릭스는 파이널에 진출했던 2005~06 시즌이 바로 우승을 할 절호의 기회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치열했던 서부컨퍼런스 플레이오프를 뚫고 파이널에 진출하여 챔피언전에서도 먼저 2승을 거두면서 앞서나가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마이애미 히트의 드웨인 웨이드의 활약으로 내리 4연패, 리버스 스윕을 당하며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죠.

이후에 댈러스의 행보는 계속 꼬이기만 하는 것 같습니다.  덕 노비츠키의 MVP 시즌이었던 06~07시즌 댈러스는 무려 67승을 거두면서 챔피언에 재도전했지만 극악의 상성을 가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만나 1라운드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습니다. 그 다음 시즌에도 1라운드에서 크리스 폴을 중심으로 팀의 능력이 극대화되었던 뉴올리언즈 호넷츠를 만나 다시 1라운드 탈락. 이번 시즌에는 1라운드에서 난적인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꺾었지만 2라운드에서 빌럽스의 가세로 한참 기세가 오른 덴버 너겟츠에게 다시 1승 4패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댈러스의 현재 위치는 좀 애매한 것 같습니다. 댈러스는 지난 시즌에 유망주 데빈 해리스를 포기하고 제이슨 키드를 영입했습니다. 미래의 팀을 맡길 유망주를 포기하는 대신에 당장의 우승을 노리려는 영입이었습니다만 두 시즌 연속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죠. 이제 노쇄화가 많이 된 제이슨 키드는 서부의 가드진을 상대로 힘겨운 모습이었습니다. 키드의 계약은 올해로 끝인데 키드를 계속 데려가야할까요? 댈러스는 당장 키드의 공백을 메울 대안도 없습니다.

그동안 팀의 2옵션으로 덕 노비츠키의 부담을 덜어줬던 조쉬 하워드도 발전이 정체된 모습입니다. 팀의 중심인 덕 노비츠키는 여전히 전성기인데 팀은 그의 뒤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죠.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2010년 계약이 끝나는 노비츠키는 댈러스를 떠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그러면 댈러스는 지루한 리빌딩을 시작해야하고요. 그래서 이번 오프시즌에 댈러스 매버릭스의 움직임도 주목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댈러스 매버릭스를 위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마크 큐반 구단주가 이번 오프 시즌에 어떤 선택을 할지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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