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제목은 거창하게 적었지만 스캇 브룩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치룬 뉴올리언즈 호넷츠와 피닉스 선즈 전을 보고 잡담이다.
일단 호넷츠전과 선즈전은 비록 패했지만 꽤나 괜찮은 경쟁력을 보여준 경기들이었다. 감독이 바뀌고 선수들도 마음가짐을 새로 한 건지. 아니면 스캇 브룩스가 연패를 거듭하고 있는 썬더의 구세주인건지.
감독 교체후 가장 큰 변화는 케빈 듀란트가 스몰 포워드로 출전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서 케빈 듀란트의 플레이에 큰 변화는 없어보였다. 여전히 윙이나 탑에서 볼을 잡고 점퍼 중심의 경기를 펼치고 있다. 슈팅가드로 뛰다가 스몰 포워드로 뛴다고 해서 부족했던 벌크 업이 갑자기 되는 것도 아니고 부족한 포스트 업 스킬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니까.
하지만 매치업에 관해선 변화가 있다. 아무래도 매치업이 상대 스몰포워드이다 보니 돌파가 많이 수월해진 모습이다. 듀란트는 아직 드리블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자신보다 작고 빠른 슈팅가드들을 상대로는 좀처럼 돌파를 하지 못했다. 이걸 포스트업으로 공략해야하는데 이걸 못하니 답답했고.
하지만 호네츠전에서 페자 스토야코비치나 라슈얼 버틀러, 선즈 전에서 맷 반즈나 그랜트 힐을 상대로 꽤나 괜찮은 돌파를 보여줬다. 덕분에 두 경기에서 듀란트가 얻어낸 자유투는 모두 16개. 아직 리그 정상급 포워드들에 비하면 부족하지만 평균 5개에 못미치던 자유투 시도에 비하면 많은 횟수다. 돌파 옵션이 더해지니 주무기인 점퍼도 더 정확도가 높아지는 모습이고. 여기에 최근 조금씩 횟수를 높이고 있는 포스트업 옵션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수비에서도 슈팅가드 듀란트는 상대팀 에이스 스윙맨들의 밥이었을 정도로 돌파에 속수무책이었다. 앞선에서 이런 듀란트의 부족한 수비는 썬더 수비의 골치거리였는데 일단 스몰 포워드로 출전하면서 이런 수비에서 미스매치가 최소화되었다. 벌크업이 조금만 된고 포스트 수비까지 갖춘다면 4번을 보고 있는 제프 그린과 스위치 디팬스에서도 꽤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금으로선 희망사항이지만.
포지션 변경이후 많은 경기를 소화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눈에 확 띄는 변화는 없지만 그래도 듀란트는 자신의 몸에 맞는 옷을 입은 것 같다.
케빈 듀란트가 3번으로 옮기면서 문제는 선발 2번과 선발 4번을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되었다. 일단 데미언 윌킨스와 제프 그린이 2,4번 선발로 나오고 있는데.
저 유명한 윌킨전(윌킨전은 소닉44님께서 데미언 윌킨스를 소재로 허생전을 패러디한 작품. 보시려면
클릭)의 주인공 데미언 윌킨스는 실력은 데미언 윌킨스인데 마인드는 레이 앨런이다. 볼을 잡으면 에이스 본능이 번쩍이는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답답함을 느끼게 하는 능력이 있다. 그래서 칼리시모 감독있을때는 로테이션에서 빠져있엇는데.
윌킨스는 걷잡을 수 없는 에이스 본능만 아니면 괜찮은 선수다. 탄탄한 상체를 바탕으로 수비도 괜찮고. 3점슛터가 부족한 썬더에서 그나마 믿을만한 삼점슈터이기도 하다. 그리고 3밀받고 이정도 해주는 선수 별로 없다. 에이스 본능만 컨트롤하고 코너 삼점슛이라든지 자신에게 맞는 롤만 수행한다면 정말 땡큐인데. 그럴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으니..
2번으로 쓸만한 선수는 지금 부상중인 데스먼드 메이슨도 있는데, 슈팅이 없는 메이슨의 게임은 볼때마다 손발이 오그라든다. 거기에다 요즘 메이슨도 좀 난사끼가 보이는 중. 기대했던 카일 위버도 지금은 정신 못차리고 있고. 이러니 오프시즌에 CJ 마일즈 영입하려다 삐끗한 것이 뒤늦게 아쉬운 생각이 든다. 아..젤라발이라도 있었으면 .
제프 그린은 인터뷰에서 4번 출전에 대해서 전혀 문제가 없음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실제 경기는 그렇지 않았다. 호네츠전에서 데이빗 웨스트에게 33득점, 선즈 전에서 아마레 스타더마이에게 22득점을 헌납했다.
그린은 성장여부에 따라서 론 아테스트처럼 페이스업과 포스트업 수비에서 미스매치가 나지않는 좋은 수비수가 될 수도 있다. 호네츠전에서는 타이슨 챈들러의 포스트업을 버텨내기도 했고 페자 스토야코비치나 제임스 포지 같은 스윙맨들을 잘 막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은 가능성에 그치고 있다.
아직은 포스트업 수비보다는 페이스 업을 통해 스윙맨을 막는데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포스트업 수비에서는 살짝 아쉬운 사이즈와 부족한 파워가 눈에 띄었다. 특히 골밑에서 잔기술이 좋고 다양한 페이크를 이용하는 데이빗 웨스트에겐 속수무책으로 털렸고. 내쉬와 아마레의 2-2 수비도 부족함을 드러냈다.
3점슛을 비롯하여 다양한 공격옵션을 가지고 있긴 한데 포스트 업은 많이 다듬어야할 것으로 보이고.
일단 제프 그린의 4번 기용은 앞으로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 제대로 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벤치에서 출전하게 되겠지.
러셀 웨스트브룩이 시야가 조금씩 넓어지는 것 같다. 아직도 한템포 늦는 패스와 판단력으로 아쉬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발전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가끔 A 패스도 나오고. 선즈전에서는 모처럼 점퍼 성공률도 높았고. 팩탠 올해의 수비수 출신의 웨스트브룩이지만 크리스 폴과 스티브 내쉬를 수비하면서 벽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락다운 디펜더로서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니 실망하지 말길.
브룩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가져온 변화중에 하나가 7푸터 3종세트들이 모두 로테이션에 빠졌다는 사실이다. 현재 제프 그린-닉 칼리슨 선발에 크리스 윌콕스 조 스미스가 백업으로 나오고 있다.
세네는 부상에서 아직 덜 회복되었으니 그렇다고 치고, 로버트 스위프트는 등부상이니(이녀석은 도대체 안아픈데가 어디냐?) 그렇다고 치지만.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던 요한 페트로까지 빠진 것은 좀 미스테리다. 7푸터 프로젝트의 종말을 고하는 것인가?
페트로는 크리스 윌콕스가 복귀하면서 밀렸는데 윌콕스가 공격에선 쏠쏠하기 때문에 당분간 밀어낼 수 없을 것 같다. 차라리 조 스미스를 빼는 것이 나을 것 같은데. 로버트 스위프트는 일단 부상에서 복귀해봐야 알 것 같다. 스위프트는 일단 출전한 경기에서 활약이 괜찮았으니.
경기 경험부족은 OKC 썬더 관련 포스팅때마다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선즈 전에서 마지막 플레이는 이야길 안할 수가 없다. 4쿼터 박빙의 순간에 크리스 윌콕스, 러셀 웨스트브룩이 자유투를 놓치면서 어째 좀 불안하더니만. 21초 남겨놓고 1점차에서 성급한 공격을 한 케빈 듀란트, 오펜스 리바운드 잘 잡아놓고 성급한 공격한 웨스트브룩, 9초 남기고 파울 작전도 못해보고 경기를 내준 썬더 선수들.
그래 경험 부족이라고 넘어가자. 이번에 비싸게 대가를 치뤘으니 이런 경험이 피가되고 살이 되겠지.
하지만 속이 쓰린 것은 어쩔 수 없다.
상대했던 팀들도 한마디씩 거들어보면,
크리스 폴과 스티브 내쉬를 보니 좋은 포인트 가드가 있는 팀이 정말 부러웠다.
어떻게 우리도 좀 엮어서 하인릭 안되나..
데이빗 웨스트가 골밑에서 기술이 이렇게 좋았었나? 맨날 미들 점퍼만 던져댔던 선수로 기억하는데. 누구랑 헷갈린 건가? 암튼 33득점으로 썬더 골밑을 털어버린 데이빗 웨스트. 썬나쌩클럽 (썬더 나오면 쌩큐 클럽) 회원으로 임명합니다.
예전에 알던 피닉스 선즈는 이제 추억속으로 고이 접어서 간직해야겠다.
아마레 스타더마이어는 머리 속에 "수비", "박스 아웃"이란 단어가 아예 없는듯.
어랏. 스케줄을 보니 오늘도 클리블랜드랑 경기가 있었네. 헐..무슨 백투백을 이렇게 많이 돌리냐. 그런데 경기 결과가 처참하다. 117-82. 35점차네. 르브론 제임스가 달랑 17분만 뛴걸로 봐선 썬더가 안드로메다 왕복하고 온 모양인데. 아무리 원정 백투백이라지만..어제 선즈 경기에서 패배가 영향이 크긴 큰가보다. 이로서 썬더는 13연패. 씁..
다음 3경기가 미네소타 - 멤피스 - 샬럿이다. 그다지 강팀들은 아니네. 지금 썬더가 강팀 약팀 가릴 처지는 아니지만. 미네소타는 썬더에게 소중한(그리고 유일한) 1승을 안겨준 팀이니 이번에도 기대 좀 해봐야겠다.
제발 연패좀 끊자. 이제 이길때도 되지 않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