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갑자기 힘을 내는 바람에 선즈와 선더의 프리시즌 경기를 일찍 보게 되었다. 그동안 서르지 이바카(Serge Ibaka)가 어떤 경기를 보여주는지 궁금했었는데, 어느 정도 궁금함은 풀렸다.
결론부터 말하면 "잘 키우면 쓸만한 수비형 센터 하나 나올 것 같다." 이다.
시애틀 시절부터 유망주 빅맨이라고 숱하게 뽑긴했지만, 이바카만큼의 가능성이 보였던 선수는 없었던 것 같다. 지난 시즌 ACB 경기를 보고 알았지만 역시나 세네 급은 절대 아니고(이바카>>>>>>>>>>>넘사벽>>>>>>>>>>세네) , 로버트 스위프트보다는 운동능력이 월등하고, 요한 페트로보다는 경기 이해력이 좋아 보인다.
경기중에서는 수비 존재감이 돋보였다. 2선에서 헬프 수비 타이밍을 잘 잡고, 수비 로테이션 이해도 좋아보였다. 좋은 신체능력과 발군의 운동능력을 이용한 블록슛도 돋보였다. 블록슛 이후에 바로 속공으로 튀어나가는 기동력이나 탄력은 대단하다. 리바운드 할때 집중력이나 근성도 좋아 보였다.
자유투를 넣는 모습을 보면 슛폼도 그다지 나쁘지 않고. 경기중에 포스트업에 이은 턴어라운드 점퍼를 깔끔하게 성공시키는 모습을 보면 슈팅에서 발전도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물건너온 루키답게 미숙한 점도 많은데, 일단 너무 블록슛만을 노리는 수비를 한다. 이날 경기에서 기록한 블록슛은 1개인데, 골텐딩은 대충 5개가 넘는 것 같다. 볼을 끝까지 좇아가서 경쟁해주는 모습은 좋은데 의욕이 너무 앞선다. 포스트업 수비도 아직은 물음표. 섬머리그에서 이바카의 경기를 본 다른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몸으로 버티거나 포지션을 사수하는 능력은 좋진 않다고 하는데, 이날 상대였던 피닉스에는 포스트업을 주옵션으로 하는 빅맨이 없어서 이렇다할 평가를 할 정도의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아직 물음표.
스크린도 좀 확실하게 했으면 하는데 이것도 좀 부족해보이는 것 같고. 스크린 후에 빠져들어가는 능력은 빠르고 좋아서, 스크린만 확실히 할 수 있다면 호넷츠의 폴 to 챈들러처럼 웨스트브룩 to 이바카도 기대해볼만 하다.
그리고 리그 적응력. 아직 NBA 룰에 익숙하지가 않아서 잔실수들이 많이 나온다. 3초 위반이라든지, 박스 아웃 상황에서 루즈볼 파울, 일리걸 스크린 파울 같은 것들에 대한 적응이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필연적으로 파울 트러블에 걸릴 수 밖에 없고. 이날도 6파울. 대부분 파울을 지적당하고서 "도대체 이게 왜 파울이냐?" 란 제스쳐를 취하는데, 적응하려면 시간 좀 필요해 보인다.
이외에도 고칠점은 수두룩하지만, 이에 못지 않은 잠재력도 보인다. 꾸준히 키워볼만할 것 같다. 부상만 당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