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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팀버울브즈 vs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

농구 이야기/OKC Thunder

by 폭주천사 2008. 11. 30.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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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경기 보고 싶지 않았지만, 진 경기에서도 분명 배울 점이 있기때문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결국 경기를 봤다. 경기를 보고 나서 드는 느낌은 역시나 아쉬움. 큼..이길 수 있는 경기였고, 이겼어야 했는데.

경기 관전 평이라고 하기까진 뭐하고, 그냥 경기보면서 생각난 것들을 쿼터별로 끄적거려본다.





1쿼터

1쿼터는 양팀이 몸이 좀 덜 풀린듯. 많은 득점이 나오진 않았다. 1쿼터에 썬더의 분위기를 이끈 것은 제프 그린이었다. 와슨의 스틸에 이은 속공을 호쾌한 투 핸드 덩크로 마무리 지었고, 동점을 만든 삼점슛 한방과 미들 점퍼로 7득점을 기록했다. 다만 미네소타의 크렉 스미스를 상대로 힘에서 속절없이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1쿼터에는 그나마 크리스 윌콕스 - 조 스미스가 플로어에 나와있을때 골밑 수비가 더 안정되어 보였다.

케빈 듀란트는 3개의 슛을 시도해서 모두 실패. 라이언 곰스나 코리 브루어 같이 수비좋고 체격조건 좋은 선수를 상대로 약간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웨스트브룩이 예전보다 일찍 투입되었는데 제프 그린의 점퍼를 어시스트 했고, 좋은 탄력을 이용하여 공격리바운드에 이은 풋백 앤드 원을 얻어내며 썬더에게 첫 리드를 안겼다.

제프 그린의 점퍼를 만드는 패턴이 눈에 띄었다. 로 포스트에서 컷인하는 데스먼드 메이슨에게 스크린을 걸어주고 빠지는 그린을 놓치지 않고 웨스트브룩이 적절한 패스를 넣어줘 오픈 찬스 득점을 살리는 모습이었다. 항상 한박자 늦었던 웨스트브룩의 패스가 이 장면에서는 정확하게 들어갔다.

데스먼드 메이슨이 팔꿈치 부상에서 2주만에 돌아왔는데 돌파에 이은 득점과 수비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다. 종료직전 조 스미스의 득점을 어시스트하며 1쿼터 18-16 리드를 이끌어내기도 했고. 다만 메이슨이 삼점슛이 없는 관계로 메이슨-듀란트가 나란히 코트에 있을때는 메이슨이 포스트업을 하고 듀란트가 외곽에서 겉도는 모습을 보여 약간 아쉬움을 줬다.

1쿼터는 18-16으로 썬더 리드.



2쿼터

썬더는 웨스트브룩-메이슨-듀란트-스미스-윌콕스로 라인업을 꾸렸다. 2쿼터부터 이번 경기의 패배의 원인중에 하나인 오펜스 리바운드를 털리기 시작한다. 2쿼터에만 5개 정도의 오펜스 리바운드를 내줬는데 모두 실점으로 연결되었다. 퍼리미터에서 수비가 괜찮았는데 오펜스 리바운드 털리면서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조 스미스와 크리스 윌칵스의 박스 아웃은 진짜 안습. 특히 힘을 앞세운 크렉 스미스에겐 속수무책이었다.

윌칵스는 공격에서 알 제퍼슨을 상대로 연속 득점을 올리면서 썬더의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수비에서 그만큼 까먹었다. 윌칵스의 픽앤롤 수비는 눈뜨고 못봐줄 정도. 로테이션도 느리고. 박스 아웃도 안되고. 골밑에서 득점을 할 수 있는 선수는 윌칵스 뿐이지만 수비 좀 어찌 안될까?

1쿼터에 괜찮은 모습을 보여준 웨스트브룩은 2쿼터에도 좋은 모습을 이어갔다. 특히 장기인 돌파가 위력을 발휘하는 모습. 드라이브 앤 킥으로 케빈 듀란트와 제프 그린의 오픈 찬스를 살려줬고, 2쿼터 후반쯤에는 미네소타의 장신 숲을 뚫고 들어가 투핸드 슬램덩크를 작렬시키기도 했다. 수비에서는 픽앤롤 수비에서 어리버리한 윌칵스를 대신해 케빈 러브를 블록슛으로 발라버리기도 했다. 랜디 포이에 대한 대인 방어도 좋았고.간간히 상황판단 미스나 2쿼터 마지막 공격을 험블로 날려버린 것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전반전 웨스트브룩의 활약은 10점 만점.

듀란트는 슬슬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코리 브루어와 라이언 곰스에게 고전하는 모습. 특히 코리 브루어는 듀란트의 천적이 되지 않을까? 란 생각이 들정도로 듀란트를 잘막는다. 듀란트가 포스트업을 완전히 익히기 전까지 고생 좀 할듯.

제프 그린은 2쿼터에 마이크 밀러를 수비했는데 거의 봉쇄수준의 수비를 보여줬다. 그린은 아직 퍼리미터 수비에 더 재능을 보인다.

2쿼터까지 48-44 썬더 리드였지만 오펜스 리바운드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3쿼터

문제의 3쿼터. 썬더는 트랜지션 디팬스에서 문제를 드러냈고, 알 제퍼슨에 대한 수비가 무너지면서 3쿼터에 무려 35실점을 허용했다.

알 제퍼슨은 이제 올스타 레벨이다. 리그에서 수비 좀 한다고 손꼽히는 닉 칼리슨이 거의 손을 쓰질 못하고 당하기만 했다. 더블팀을 들어가도 더블팀 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훅슛을 성공시키고. 킥아웃 패스를 통해서 외곽 찬스를 살려주고. 썬더로선 도저히 답이 안나왔다. 칼리슨 대신에 윌콕스를 붙여도 결과는 마찬가지.

53-53 동점이 상황에서 런을 허용하는 과정이 너무 않좋았다. 속공으로 동점을 허용하고 나서 선수들이 얼어붙은듯. 볼도 안돌고 팀 플레이가 실종되어 1대1에만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연히 공격이 잘될리 없고 이후 미네소타의 런으로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울브즈 쪽으로 순식간에 넘어갔다.

이후 듀란트가 연속으로 3점슛을 터뜨리면서 썬더가 다시 분위기를 살리는 듯했는데 고비 때마다 쉬운 자유투를 놓치면서 좀처럼 역전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3쿼터 마지막에는 역시 트렌지션 디팬스를 제대로 하지 않아 텔페어에게 3점슛을 얻어맞았고, 마지막 수비에서도 코리 브루어에게 3점슛을 얻어맞아 79-70까지 점수차가 벌어졌다.

케빈 듀란트가 성공시킨 3점슛 두방은 모두 어시스트에 의한 득점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한 번은 제프 그린의 포트스업 상황. 그린이 상대편 4번을 상대로 돌파가 가능하기 때문에 더블팀이 들어왔는데 그린이 재치있게 킥아웃을 해주면서 듀란트의 삼점슛으로 연결되었다. 두번째도 마찬가지. 크리스 윌콕스의 포스트업 상황에서 더블팀을 깨는 킥아웃 패스가 나왔고, 듀란트의 삼점슛. 골밑에서 더블팀을 유발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는지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

제프 그린은 3쿼터에 커팅과 포스트업으로 공격에서 괜찮은 모습이었는데 수비에서는 여전히 크렉 스미스에게 밀렸다. 자리싸움 자체가 안된다.

웨스트브룩은 3쿼터에도 좋았다. 드라이브 앤 킥이었는데, 반대편에서 커팅해들어오는 데스먼드 메이슨을 상대로 패스가 완벽하게 들어갔다. 메이슨은 득점과 동시에 파울까지 얻어냈고. 이날은 되는 날이었는지 웨스트브룩의 풀업점퍼도 성공률이 좋았다. 반면에 쓸데없이 팔꿈치를 휘둘러서 공격자 파울을 범하거나 2쿼터와 마찬가지로 3쿼터 마지막 공격에서 험블로 공격기회를 날린 것은 아쉬운 장면.

3쿼터까지 79-70 미네소타 리드



4쿼터

썬더의 4쿼터 라인업 러셀 웨스트브룩-데스먼드 메이슨-제프 그린-조 스미스-크리스 윌칵스.

4쿼터 썬더의 반격은 크리스 윌칵스로부터 시작되었다. 썬더는 공격은 윌칵스에게 볼을 투입하여 1대1을 시키고 여기서 파생되는 공격을 노리는 것이었는데 윌칵스가 알 제퍼슨을 상대로 연달아 득점에 성공하면서 점수차를 줄여나갔다. 점수차를 2점차로 줄이는 제프 그린의 3점슛과 경기를 역전한 케빈 듀란트의 3점 모두 크리스 윌칵스의 포스트업에 이은 킥 아웃 패스에서 나왔다. 4쿼터만큼은 윌칵스가 팀내 제 1옵션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수비였는데, 조 스미스와 크리스 윌칵스는 미네소타의 크렉 스미스와 알 제퍼슨을 도무지 막질 못했다. 썬더가 꾸준히 점수차를 줄여나갔지만 쉽게 경기를 역전시키지 못한 것은 수비가 원인이었다. 특히 알 제퍼슨에게 더블팀이 갔을때 미네소타의 볼 흐름을 썬더 수비가 전혀 따라가질 못했다. 그래서 미네소타는 코너에서 오픈찬스를 많이 잡을 수 있었다.

듀란트가 역전 삼점슛을 성공시킨 후에 썬더의 수비가 많이 아쉬웠다. 다음 수비에서 크렉 스미스에게 오펜스 리바운드를 헌납하면서 동점이 되었고. 다음 공격에서 듀란트가 자유투를 한개 놓치면서 다시 썬더의 1점 리드. 15초 남기고 알 제퍼슨이 자유투 1구 성공. 2구 실패였는데 역시 라이언 곰즈에서 오팬스 리바운드 뺏기면서 2점차. 종료 3.3초를 남기고 케빈 듀란트가 제프 그린의 어시스트를 받아 동점 덩크슛을 터뜨리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오팬스 리바운드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경기를 이겼으면 다 묻어버릴 수 있지만 경기에 졌으니.

마지막 마이크 밀러의 결승골은 밀러의 노련함이 빛난 장면이었다. 코너에서 패스를 받은 밀러는 페이크로 데미언 윌킨스를 침착하게 날려버리고 슛을 성공시켰다. 팀내 베테랑이 왜 필요한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마무리하면서

이날 경기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지만 썬더의 유망주들이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경기였다. 케빈 듀란트는 22득점(필드골 7-18, 삼점슛 3-6, 자유투 5-6) 4리바운드 3어시스트. 제프 그린 22득점 (필드골 8/13, 삼점슛 4/6, 자유투 2/4) 4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 러셀 웨스트브룩 15득점(필드골 6/10, 자유투 3/4) 3리바운드 8어시스트 1스틸. 거기에 크리스 윌콕스도 21득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이런 경기를 이겼다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러셀 웨스트브룩이다. 이날 스캇 브룩스 감독은 얼 와슨을 14분밖에 출전시키지 않았다. 웨스트브룩은 4쿼터를 모두 소화해냈고 거기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줬다. 장기인 돌파를 이용하여 자유투 라인 부근까지 치고들어간 후에 커팅 들어오는 팀 동료들에게 적절한 패스를 찔러주는 모습이 꽤 자주 나왔는데 이런 모습에서 웨스트브룩이 슬슬 포인트 가드에 눈을 뜨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브룩스 감독은 웨스트브룩의 선발 출전을 서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이정도 활약이면 조만간 얼 와슨을 밀어낼 수 있을 것 같다.

내일부터 썬더는 멤피스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샬롯-올랜도-마이애미의 원정 4연전을 떠난다. 내일 멤피스 전을 비롯하여 백투백이 두번이나 있는 쉽지 않은 일정이다. 이런 스케쥴을 앞두고 치룬 미네소타전은 그래서 꼭 이겨야하는 경기였는데.

내일 멤피스전은 어떨까? 미네소타 전에서 아쉬운 패배가 다음 경기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이미 썬더는 지난 피닉스 선즈 경기를 아쉽게 패하고, 백투백으로 열린 클리블랜드 경기에서 35점차 대패를 당한 경험이 있다. 내일 열리는 멤피스 전도 미네소타전의 패배에 영향을 받는다면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 같다. (비록 멤피스도 백투백이긴 하지만) 만약 내일 멤피스전까지 패한다면 썬더 연패의 끝은 쉽게 보이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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