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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함께 Slash 내한 공연을 가다

음악 이야기/공연 이야기

by 폭주천사 2024. 3. 1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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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3. 9. 토요일 예스24라이브홀.

현서와 함께 건즈 앤 로지즈 기타리스트 슬래쉬의 내한 공연을 보고 왔다. 

건즈 앤 로지즈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밴드다. 슬래쉬는 보컬인 엑슬 로즈와 건즈 앤 로지즈를 대표하는 기타리스트. 최근에는 개인 작품들을 꾸준히 내면서 솔로활동도 정열적으로 하고있다. 슬래쉬는 꽤나 자주 내한을 한 편이다. 세어보니 이번이 4번째 내한 공연인 것 같다. 나는 4번을 다 갔네.  2011년 첫 내한 공연을 무경이와 함께 갔던 기억이 난다. 

현서랑 같이 보는 공연이라 이번에는 1층 스탠딩 석이 아닌 2층 좌석에 자리를 잡았다. 여유있게 공연장 도착해서 굿즈샵 둘러보고, 아들이 후디를 맘에 들어해서 하나 질러주고 여유있게 공연장 입장. 

공연 시작과 등장한 슬래쉬는 여전히 멋졌다. 세월의 흔적을 정통으로 맞아서 보컬도 몸상태도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액슬 로즈와는 다르다. ㅋㅋ. 머리에 굴뚝같은 탑 햇, 썬글래스 그리고 깁슨 레스폴. 슬래쉬를 대표하는 스타일. 이걸 보기 위해서 온거지. 간지 폭발!!(슬래쉬는 간지가 80%이니까..)

공연 셋리스트는 가장 최근은 2022년에 발표한 4번째 앨범 수록곡들이 중심이었고, 그동안 발표했던 예전 앨범들 곡들이 골고루 포함되어 있었다. 4번째 앨범의 타이틀 곡인 "The River Is Rising' 이 공연의 문을 열었고, "Too Far Gone", "Whatever Gets You By", "Wicked Stone", "April Fool", "Spirit Love" 등 4번째 앨범들 수록곡이 연주되었다. 특히 4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 "Fill My World"가 연주될 때는 약간 소름도 돋았다. 

예전 앨범의 수록곡 중에는 "Halo", "Back From Cali", "You're A Lie", "World On Fire"  등이 기억에 남는다. 앵콜에서 불렀던 "Rocket Man"은 색다른 무대여서 의외였다. 그리고 마지막 곡 "Anastasia" . 이곡은 이제 설명이 필요 없지. 

공연 셋리스트에서 눈에 띄는 것은 이제 슬래쉬 공연에서 건즈 앤 로지즈의 곡들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 이번 공연에서 건즈 앤 로지즈 곡은 "Don't Damn Me" 딱 한 곡이었다. 보통 앵콜에서 "Nightrain"을 하는데 이번에는 그것도 빠졌다. 약간  예의상 하나 넣어놓은 느낌? 2011년 첫번째  내한 공연 때만해도 셋리스트의 절반 이상이 건즈 앤 로지즈 곡들이었다.

그 당시가 첫번째 솔로앨범이 나왔을 때니까 자신의 곡만으로는 셋리스트를 채우기 힘들었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4장의 솔로앨범을 발표하면서 본의 곡도 쌓였고, 건즈 앤 로지즈 공연이 아닌 슬래쉬 본인의 솔로 공연인 만큼 건즈 앤 로지즈 곡들이 빠지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아쉬운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하..내가 건즈 앤 로지즈 빠돌이라..

보컬을 맡은 마일즈 케네디도 여전했다. 슬래쉬의 첫번째 내한공연 때 처음 봤는데, 노래를 너무 잘해서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특히 건즈 앤 로지즈 넘버들을 맛깔나게 소화하면서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건즈 앤 로지즈 보컬 바꿔야하는거 아니냐?' 하면서 무경이랑 이야기를 했었다. 이후로는 슬래쉬 솔로 작업에 전담 보컬을 맡고 있고 투어도 같이 돌고 있는데 정말 호흡이 잘 맞는다.  "Bent To Fly"나 "Starlight"같은 파워발라드 곡을 할때 감정조절이나 표현은 마일즈 케네디의 또 다른 매력이었다. 

그동안 슬래쉬 공연에서는 아무래도 관심은 슬래쉬와 마일즈 케네디에게 쏠릴 수 밖에 없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베이시스트 토드 컨도 눈에 띄었다. 베이스 연주는 기본이고, 메인 보컬로 나서서 소화한 곡의 갯수가 많이 늘었다. 의외로 노래를 너무 잘해서 놀랐다.

토드 컨의 보컬은 마일즈 케네디의 보컬과는 다르게 아주 거친 맛이 있어서 공연에 또다른 매력을 불어넣어줬다. 특히 건즈 앤 로지즈 커버 곡인 "Don't Damn Me"와 원곡에서는 모터 헤드의 레미 킬미스터 형님이 불렀던 "Doctor Alibi"를 특유의 거칠고 괄괄한 보컬로 멋지게  소화해내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이야~~"하는 감탄이 나왔다.  

예전 1층 스탠딩 존에서 공연을 볼 때는 노는데 정신이 없어서 사운드는 크게 신경을 못썼었다. 그리고 자리에 따라서 사운드 편차도 좀 있는 것 같았고. 하지만 2층에서는 사운드가 귀에 잘들어왔다.  베이스 소리도 묻히지 않았고, 기타 소리도 뭉개지지 않고 잘 들렸다. 연주와 보컬도 균형이 잘맞는 것 같았고. 여러가지로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현서랑 공연을 다니면서 느끼는 건데, 공연에서 참 잘 논다. 공연 오기 전에 셋리스트 노래들 좀 들어보라고 재생목록 만들어줬었는데...글쎄? 몇 번이나 들었을까? 생소한 곡들이 대부분일텐데도 공연장 분위기에 맞춰서 금새 적응하고 노는 걸 보면 그런 건 큰 상관이 없는 것 같다.

조금 크면 스탠딩 존에 풀어놔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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