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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게"에서 학창시절 추억을 만나다

음악 이야기/음반 구입과 수집

by 폭주천사 2009. 4. 1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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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색시와 간단하게 산책을 하러 갔다왔습니다.

저희 커플의 산책코스는 가라뫼 서정 마을에서부터 행신역까지입니다. 최근에 서정마을 옆으로 개천을 끼고 산책로가 조성되어 쉬엄쉬엄 걷기 좋죠.또 행신역까지 철길을 따라서 산책로도 잘 조성되어 있고 말이죠.

오늘은 산책을 나가서 행신역 앞에 있는 "아름다운 가게"에도 들려보기로 했습니다. "아름다운 가게"가 행신역 앞에 있다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한번 가야지하고 생각만 하고 있었던 것을 이참에 실천해보기로 했죠.


<아름다운 가게 고양 행신점 위치 입니다>


행신역 앞 건물 2층에 자리잡은 "아름다운 가게"는 그다지 크진 않았습니다. 색시는 옷가지와 악세사리들을 둘러봤고, 저는 볼만한 책이 있을까 싶어서 도서부문을 둘러보고 있었죠.

이런저런 책들을 둘러보다가 한쪽을 보니 음악 CD를 파는 코너가 작게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나름 음반수집이 취미인 제가 또 그냥 지나칠 수 없죠.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지나치는 것 아니겠습니까? ^^ 흠흠. 왠지 지름신이 하늘 위를 멤도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음반에 붙은 가격표는 이천원, 모두 균일 가격이었습니다. 일단 가격이 너무너무 착해서 마음에 들더군요. 이러면 지름신 들리는 것은 시간문제죠. 그런데 막상 음반들을 뒤적거려보니 딱히 맘에 드는 음반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르고 고른 끝에 두장의 앨범을 골랐죠. 


"너를 위해"가 수록된 임재범 4번째 앨범 과  1996년에 발매된 Overkill의 "Killing Kind" 입니다. 오버킬의 "Killing Kind" 포장비닐도 뜯지 않은 새것이었습니다. 그래 4천원에 이정도 득템이면 나름 성공이야 라고 생각하고 계산대로 향하려는데..

엥..한쪽에 중고 LP가 수북하게 쌓여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떤 음반이 있나 싶어서 몇장을 뽑아봤는데, 헐...뽑는 것마다 제가 바라던 음반들이 줄줄 달려나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쿠구궁..드디어 머리위를 멤돌던 지름신이 제대로 강림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아예 LP들 앞에 철푸덕 앉아서 음반들을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LP들은 대부분 80년대에서 90년대 락, 메탈 그리고 가요 음반들이었습니다. 제가 마음의 고향으로 삼고 있는 음반들이었죠.

사고 싶은 LP들을 하나둘씩 고르다보니 손은 음반에 쌓여있던 먼지로 시커멓게 변했고,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혔지만 저는 너무너무 즐거웠습니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하던 중, 고등학교때를 같이 보냈던 음반들을 다시 접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한참을 앉아서 사고 싶은 LP들을 고르다보니 20장도 넘는 LP가 제 앞에 쌓였습니다. 아직 둘러볼 음반은 많이 남았는데 말이죠. 이러다간 집에 들고가지도 못하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일 마음에 들고 상태가 양호한 LP 10장을 추렸습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아쉬움속에 다시 집어넣었죠. 조만간 총알을 모아서 다시 오리라 다짐하면서 말이죠.

그렇게 오늘 제 수중에 들어온 중고 LP들입니다.


<김수철 솔로 1집> - 작은 거인 이후 김수철의 첫 개인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오늘 최고의 득템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유명한 "못다핀 꽃 한송이" 와 "별리"가 수록되어 있죠.



<노래를 찾는 사람들 2> - 89년도에 나온 노래를 찾는 사람들 두번째 음반입니다.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 "광야에서","사계" ,"마른잎 다시 살아나", "잠들지 않는 남도"등등 주옥같은 곡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신해철 Myself> - 신해철의 솔로 2집. 작사 작곡은 물론 대부분의 연주와 프로듀싱까지 신해철 혼자서 해낸 음반이죠. "재즈 카페", "나에게 쓰는 편지",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50년 후의 내 모습" 등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92 내일은 늦으리> - 92년 환경 콘서트를 위해서 당대 최고의 뮤지션들이 모였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앨범이죠.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서, 푸른하늘, 신승훈, 이승환, 015B, 넥스트, 윤상, 서태지와 아이들, 신성우, 이덕진등이 참여했습니다. 표지 상단에 이 앨범을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하신 분께서 "그 많은 수고와 기쁨을 위해.."라고 적어놓은 글귀가 인상적입니다.



<93 내일은 늦으리> - 92년에 이어 93년에 열린 두번째 환경보전 슈퍼콘서트 앨범입니다. 이오스와 크래쉬, 듀스의 이름이 보이네요.



<Warrant - Dirty Rotten Filthy Stinking Rich> - 90년에 나온 LA 메탈 그룹 워런트의 데뷔 앨범입니다. 표지에 있는 삼중턱의 부자가 참 인상적이죠.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꽤 선전했던 락 발라드 "Heaven"을 비롯해서 "Sometimes She Cries", "Down Boys"등 수록되어 있습니다.



<Europe - The Final Countdown> - 스웨덴 출신 꽃미남 밴드 유럽의 출세작 "The Final Countdown" 입니다. 86년 챌린지호 추락 참사를 소재로 한 "The Final Countdown"은 워낙 유명한 곡이구요. "Rock The Night" 이나 "Ninja"같은 경쾌한 곡들도 있고 "Carrie" 같은 감성을 자극하는 슬로우 템포의 곡도 수록되어 있죠.



<Rush O.S.T> - 영화 "Rush"의 사운드 트랙 앨범입니다. 에릭 클랩튼의 작품이죠. 말이 필요없는 "Tears In Heaven"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영화가 재미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네요.




<Jethro Tull - Stormwatch> 플룻 아저씨 이안 샌더슨이 이끄는 제쓰로 툴의 앨범입니다. 이 앨범에 수록된 "Elegy"는 라디오방송 "전영혁의 음악세계" 의 시그널 음악으로 쓰여 우리나라에서도 널리 알려진 곡이죠.



<Europe - Out Of The World> - 흠..이건 유럽의 88년도 앨범인데요. 이 앨범에겐 미안한 이야기지만 이 앨범은 산적이 없는데 말이죠. 이건 다음에 사야지 하고 다시 꽂아둔 것 같은데 따라왔네요. 이 앨범 대신 사려고 했던 앨범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너무 많은 LP를 뒤적거렸더니 이거 원..

아무튼 이상이 오늘 산 10장의 중고 LP 입니다.


10장의 LP를 양손에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물론 "아름다운 가게"에 남겨놓고 온 데프 레퍼드, 화이트 라이온, 크림슨 글로리, 스키드로, 머틀리 크루, 건즈 앤 로지즈 LP들이 눈에 아른거려서 아쉬웠지만 말이죠. 

보통 중고 음반 사이트의 중고 LP 가격의 반값도 안되는 이천원이라는 가격으로 학창시절 추억을 다시 접하게 해준 "아름다운 가게"가 저는 오늘 너무 고마웠습니다.

오늘은 아무래도 밤을 세워 음악을 들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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