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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와 경기 아쉽네요.

농구 이야기/FIBA

by 폭주천사 2008. 7. 15.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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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패배. 하지만 희망은 있다.

오늘 베이징 올림픽 남자농구 최종 예선이 시작되었습니다. 12개 나라가 마지막 베이징행 티켓 3장을 놓고 승부를 펼치게 되는데요. 슬로베니아, 캐나다와 함께 C조에 속한 한국은 오늘 슬로베니아와 첫 경기를 치뤘습니다. 결과는 88-76 슬로베니아의 승리였지만 한국도 아주 좋은 경기를 보여줬습니다. 최근들어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국가대표팀 경기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정도였어요.



전반은 확실한 슬로베니아의 게임이었습니다. 슬로베니아는 비록 NBA에서 뛰고 있는 보스천 나크바, 베노 우드리히, 샤샤 부야시치와 CSKA 소속의 마타즈 스무디스 같은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았지만, 전반을 통해서 아주 좋은 조직력을 보여줬습니다. 샤니 베시로비치와 야카 라코비치는 한국의 앞선 수비를 쉽게 뚫었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패싱게임으로 쉽게 쉽게 득점을 올렸죠. 강력한 맨투맨을 기본으로한 수비도 좋았구요. 특히 오팬스 리바운드에서 압도하면서 한국의 골밑을 쉽게 공략했습니다.

반면 한국은 전반에 삐그덕 거렸죠. 1쿼터 초반 압박수비와 주희정의 공격 조율이 돋보이긴 했습니다만 주희정이 1쿼터 중반에 교체되어 나간 후에 한국은 볼흐름이 너무 뻑뻑했습니다. 거기에 아직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이 많은 탓에 턴오버도 많았고, 쉬우 찬스를 놓치는 모습도 많았습니다. 김주성의 개인공격말고는 이렇다할 옵션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모습이었죠. 물론 김주성의 전반 활약은 대단했지만요.

수비에서는 다양한 지역방어를 들고 나왔는데 이게 꽤 효과를 봤습니다. 하지만 리바운드를 사수하지 못하면서 좋은 수비흐름을 이어나가지 못했죠. 특히 2쿼터에 슬로베니아가 실패한 자유투 2구를 연달아 리바운드를 빼앗기면서 점수차가 순식간에 벌어졌죠. 이게 결국 이날 경기 패배의 큰 원인이었구요.



결국 전반은 53-37 슬로베니아 리드였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반격이 후반전에 시작되었죠.

시작은 수비였습니다. 전반에 재미를 봤던 다양한 지역수비가 후반전에 더 위력을 발휘하면서 슬로베니아 공격을 잘 막아냈습니다. 사이즈가 좋고 수비가 좋은 윤호영이 투입한 것이 수비에서 좋은 흐름을 찾아온 계기가 되었다고 봅니다. 윤호영이 투입되면서 프론트 코트에 높이가 맞춰줬구요. 전반에 파울 트러블에 걸렸던 김주성이 수비부담을 덜게 되었죠. 프론트 코트에서 균형이 맞춰지자 백코트에서 압박도 더 적극적으로 하는 모습이었구요.

공격에서는 주희정을 중심으로 패싱 게임이 잘 됐습니다. 여기서 파생된 오픈 찬스를 윤호영, 김민수, 오세근등이 차곡차곡 득점으로 연결시켜줬죠. 거기에 정영삼은 미친듯할 돌파력으로 후반 한국 공격을 이끌었습니다. 공수에서 안정감을 찾은 한국은 한때 5점차까지 추격하면서 저력을 보여줬습니다만, 4쿼터 막판에 마무리에서 몇번의 중요한 턴오버를 범하면서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습니다. 마무리가 아쉬운 부분이었죠. 하지만 강호 슬로베니아를 상대로 멋진 모습을 보여준 남자농구 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이로서 캐나다와도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길 것 같네요. 캐나다와는 수요일 7시 30분에 경기가 있습니다. 이 경기도 닥치고 본방사수!!


인상적이었던 선수들

한국에선 단연 김주성입니다. 레벨이 틀리네요. 골밑 플레이, 외곽플레이, 미들레인지 게임, 속공. 못하는 것이 없습니다. 달릴 수 있는 빅맨, 좋은 수비력. 컷인하는 동료를 놓치지 않고 찔러주는 A 패스와 시야. 오늘 경기에서 김주성은 모든 것을 보여줬습니다. 지난 번 김주성은 NBA 토론토 랩터스의 콜을 받았었죠. 오늘 활약을 놓고 보면 토론토가 다시 콜을 할 것도 같습니다. 뉴저지 네츠의 이첸리엔에 비교해볼때 김주성은 전혀 뒤지지 않는 선수라고 봅니다.



정영삼. 오늘 김주성과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죠. 명품돌파. 국제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줬구요. 열심히 뛰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같은 전자랜드 소속의 강병현도 움직임이 좋았는데요. 강병현을 1번으로 쓰는 것은 그다지 좋아보이진 않습니다.^^; 암튼 전자랜드 미래는 밝아 보입니다. 락촉님 부러워요. ㅎㅎ

김민수는 오늘 경기에서 김동우처럼 플레이를 하네요. 완전 3점슈터. SK 응원하는 입장에서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하승진의 무릎부상은 참 아쉽네요. 하승진이 지난 아시아선수권에서 보여준 것만큼만 보여줘도 골밑에서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오늘 뛰는 것 봐서는 몸상태도, 경기감각도 영 아니네요. 캐나다전에서도 크게 기대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슬로베니아에서는 역시 라쇼. 팀의 기둥다운 모습이네요. 26득점에 9리바운드. NBA에서 팀 던컨이나 케빈 가넷 옆에 서있는 라쇼는 뭐랄까 곰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뭔가 묵직하고 믿음직스럽긴 하지만 좀 굼뜬 그런 느낌이었죠. 하지만 국가대표팀의 라쇼는 여우같은 플레이를 보여주네요. 상대팀 입장에서는 참 얄미울 정도로 영리하고 노련하게 플레이를 합니다. 속공트레일러로 참여하는 날렵함까지..다시 봤어요. ㅋㅋ



고란 드라기치. 이번 드래프트에서 선즈가 뽑은 선수죠.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커 단장은 드라기치를 내쉬 후계자로 키우려고 한다죠. 일단 공격을 조율하는 능력은 무난해보였습니다. 볼운반도 잘하고 시야나 패싱능력도 괜찮아 보이고요. 속공에서 상황판단 능력도 좋아보였습니다. 라코비치가 1번으로 나올때는 2번으로 뛰었는데 오픈찬스를 찾아서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왼손잡이라는 것도 꽤 메리트가 있어보였구요. 이날 2점슛 2개, 3점슛 1개, 자유투 4개를 모두 성공시켰죠. 그런데 후반전에 수비에서 정영삼한테 계속 털리는 모습은 좀 안습이었습니다. ^^;

미하 주판. 이 선수 귀가 안들리는 선수입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자세히 보니 보청기를 달고 있더군요. 작년 유로리그에 데뷔한 최초의 귀머거리 선수로 인터뷰를 봤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국가대표까지 뽑혔군요. 장애를 극복하고 국가대표까지 뽑히다니 참 대단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김주성 막느라고 욕 봤죠. ㅎㅎ


마지막으로 FIBA 홈페이지에 올라온 박스 스코어와 리캡 해석 첨부합니다.
사진은 모두 FIBA 홈피에서 퍼왔습니다.

SLO/KOR – Slovenia avoid upset against determined Korea

ATHENS (FIBA Olympic Qualifying Tournament for Men) - 아테네에서 열린 FIBA 올림픽 최종예선 첫날 경기에서 슬로베니아88-76으로 승리하면서 한국의 놀랍고 거센 반격에서 살아 남았다.

이번 여름을 마지막으로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하는 주장 라쇼 네스테로비치는 26득점으로 슬로베니아를 이끌었고 한국의 김주성은 21득점을 기록했다.

네스테로비치와 슬로베니아는 3쿼터 한때 21득점까지 앞서면서 쉽게 승리를 가져가는 듯 햇다.

그러나 한국의 김남기 감독은 그들의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안도록 독려했고 한국팀은 점수차를 좁혀 4쿼터에 5점차까지 따라붙었다.

오세근의 10푸터 뱅크슛으로 한국이 72-67까지 추격하자 슬로베니아는 흐름을 끊기위해서 타임아웃을 불러야했다.

다시 플레이가 시작되고, 한국은 두 번이나 점수차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실패했다.

이후 슬로베니아가 두 번의 공격을 성공시켰다.

야카 라코비치가 돌파후 득점을 성공시켰으며 이후 고란 드라기치가 한국의 볼을 스틸하여 한국 선수들을 제치고 원맨속공 레이업을 성공시켰다. 이 득점으로 슬로베니아는 9점차로 앞서나갔다.

경기 종료 3분 21초를 남기고 김민수가 3점슛을 성공시키면서 한국이 다시 76-70으로 쫓아갔지만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한국은 정말 좋은 팀입니다. 우리는 한국팀에 대해서 많이 알지 못햇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반격은 거셌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겼다는 사실입니다." - 고란 드라기치

"우리는 국제경기를 많이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더 나아질 겁니다. 우리팀은 앞으로 분명 더 좋아질 겁니다. 그리고 캐나다를 맞아서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겠죠."" - 하승진. 하승진은 2년간 포틀랜드와 밀워키 소속으로 NBA에서 뛰었었다.

캐나다의 감독 Leo Rautins과 그의 코치진들은 스탠드에 앉아서 경기를 관람했다. 그리고 한국팀이 21개의 삼점슛 중 11개를 성공시키는 모습에 주목했다.

6명의 한국 선수들이 삼점슛을 성공시켰다. 그중 김민수는 5개의 삼점슛을 시도하여 3개를 성공시켰다.

2.22로 이번 FIBA 토너먼트에서 가장 큰 선수인 하승진은 NBA로 돌아가고자 하는 열망을 표현했다. 자신의 몸에 맞는 더 큰 차와 더 큰 신발때문에 미국에 있고 싶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반면 슬로베니아의 드라기치는 올해 그가 NBA에 갈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

"잘 모르겠어요. 샌안토니오가 저를 드래프트한 후 피닉스로 트레이드 했죠. 그리고 제가 NBA에 가려면 지금 소속팀인 타우 세라미카와 바이아웃을 해야합니다. 피닉스에서 뛰면서 스티브 내쉬에게 배운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에요. 일이 어떻게 되가는지 두고봐야죠." - 고란 드라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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