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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이야기/NBA

[NBA Playoff] 뉴올리언즈 호넷츠 vs 댈러스 메버릭스 1차전

흔히 플레이오프는 정규시즌과는 다르다고 합니다. 같은 팀과 많게는 7번의 경기를 치뤄야하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가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규시즌의 몇 배나 되는 집중력이 필요하게 되고, 이런 점들은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죠. 뉴올리언즈와 댈러스의 경기에서 저는 이런 경험의 차이가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팀원 대부분이 플레이오프 경험이 적은 뉴올리언즈에 비해 이미 파이널 경험까지 있는 댈러스가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봤죠.


하지만.


이런 기준은 범인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인가 봅니다. 천재들에게는 이런 기준을 들이미는 것은 어쩌면 무의미한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오늘 뉴올리언즈 호넷츠의 크리스 폴을 보고 있자니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렌지님께서 '서부 최강은 호넷츠, MVP는 크리스 폴' 이라고 언급하셨을때 저는 위의 논리로 회의적인 의견을 냈었는데..오렌지 님의 혜안에 경의를 표합니다.^^)




경기 초반은 두 팀 모두 삐걱거렸습니다. 하지만 공격리바운드에서 우위를 차지한 댈러스가 경기를 리드해갔죠. 하지만 2쿼터부터 크리스 폴이 살아나면서 호네츠가 서서히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습니다. 댈러스는 계속 정신을 못차리고 헤멨구요.

그리고 3쿼터에 타이슨 챈들러의 테크니컬 파울이 있었죠. 덕 노비츠키를 밀착마크하던 타이슨 챈들러는 파울이 불려지자 노비츠키를 밀어버리면서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는데요. 이것이 뉴올리언즈 호넷츠의 투쟁심을 자극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방법은 선수들의 사기를 위해 감독들도 종종 사용하는 방법이죠. LA 레이커스 3연패 시절에 필 잭슨 감독도 종종 거친 항의로 테크니컬 파울을 지적받고 퇴장당하면서 선수들의 분발을 자극했던 적이 있었구요. 챈들러가 이런 것을 의도해서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는지 알 수 없지만, 경기의 전환점이 된 것은 확실했습니다. 그 전까지 크리스 폴 혼자서 버텨오던 호넷츠가 팀으로 뭉치기 시작했죠.

메버릭스에게 계속해서 공격 리바운드를 헌납하던 호넷츠가 리바운드를 사수하고 수비 로테이션이 잘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전반까지만해도 어리버리하던 챈들러와 웨스트가 치열한 몸싸움과 박스아웃을 통해 리바운드를 잡아냈고, 공격리바운드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습니다. 리바운드가 되니 속공도 되고,  호넷츠 팀원들의 움직임이 좋아지자 크리스 폴의 패스와 경기운영 능력이 더욱 빛을 발했습니다. 그리고 일단 젊은 선수들이 흐름을 타기 시작하니까 댈러스로서는 그 기세에 밀려서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크리스 폴은 종횡무진 대활약이었는데요. 제이슨 키드는 수비에서 폴을 전혀 막질 못했구요. 돌파해서 들어오는 폴에게 댈러스 빅맨들이 헬프 수비를 적절하게 들어갔지만 폴은 비웃듯이 득점들을 성공시키거나 오픈 찬스의 동료들에게 A패스를 찔러줬습니다. 폴을 막으려고 댈러스에서 참 여러가지 수비를 들고 나왔는데 속수무책이네요.(개인적으로 데빈 헤리스가 있었다면 좀 더 좋은 매치업이 나오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해봅니다.)  수비에서도 제이슨 키드의 포스트업을 버텨내는 뚝심과 스크린에 걸리지 않고 자신의 선수를 놓치지않고 따라다니는 모습도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스틸은 잘하지만 수비는 전체적으로 그닥..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헐헐.

35득점 10어시스트 3리바운드 4스틸 턴오버 1개. 이 스탯이 플레이오프 데뷔전을 치룬 선수의 스탯이라는 것이 참 믿어지질 않네요. 자신의 라이벌이라고 평가되는 데론 윌리엄스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괴물같은 모습을 보이며 찬사를 받는 모습을 TV로 지켜보면서 크리스 폴도 칼을 갈고 있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플레이오프 데뷔전에서부터 확실하게 보여주네요.

반면에 댈러스는 허둥대는 모습이 베테랑 팀이라고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팀내에 파이널 경험한 선수를 8명이나 보유한 팀의 위기대처 능력이 이렇게 형편없을 수가 있나요. 특히 후반전은 지난 시즌 워리어스에게 업셋당할때의 분위기였는데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인지.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이런 식이면 댈러스는 가망없어 보입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삽질하면 에버리 존슨 감독 짤릴지도..


정규시즌 막판에 플레이오프 시드 싸움이 워낙 치열해서, 이거 여기에서 힘빼고 플레이오프가서 조루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지만 기우였습니다. 스퍼스와 선즈가 첫 경기부터 2차연장 접전을 보여주고, 크리스 폴이 맹활약해주니 플레이오프가 후끈 달아오르네요. 역시 이래야 플레이오프가 제맛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