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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만에 포스팅이네요.

사는 이야기/생활

by 폭주천사 2008. 3. 1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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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서 지난 주 화요일에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어제 퇴원하셨습니다. 올해 초에 정기건강검진을 받으셨는데 갑상선 암 판정을 받으셨거든요. 수술날짜가 계속 미뤄지다가 지난 수요일에 수술을 하셨습니다. 가족 모두가 거기에 매달려있느라고 한 주간 정신이 없었죠. 시간도 없고, 정신적으로도 여유가 없고.


처음에 어머니가 암이라고 하셔서 덜컥 겁부터 났습니다. 하지만 갑상선 암은 완치율이 높고 수술도 어렵지 않다고 해서 조금 안심은 되었습니다. 또 어머니의 경우는 전이가 된 것 같지도 않다고 해서 간단한 수술이면 될 것 같다고 했구요.


그런데 실제로 수술실에 들어가서 보니 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수술에는 4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었는데 2시에 수술실에 들어가신 어머니는 9시가 넘어서야 나오셨죠. 실제 수술시간만 4시간이 넘었다고 합니다. 밖에서 기다리던 가족들은 생각보다 수술시간이 길어져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의사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니 암이 임파선까지 전이된 상태였다고 합니다. 암의 상태로 봐서는 7년 정도 된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암덩어리들을 긁어내기가 아주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수술시간도 오래걸렸고 말이죠.  


어머니께서 2년 전에 동내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을 때 이게 발견이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평생 달고 사셔도 이상없을 것이라고 진단을 내렸고, 어머니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하셨다죠. 좀 더 빨리 발견했더라면 고생을 줄일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을 하니 웬지 울컥했습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큰 병원을 찾나 싶기도 했구요...아무튼..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갑상선 암 수술을 하면 성대쪽을 건드리게 되어서 목소리에 이상이 올수도 있다고 했는데 어머니께서는 하루만에 목소리도 회복하셨구요. 워낙 건강하신 분이라 회복도 금방되셨습니다. 초기에 발견하고 수술을 했으면 3,4일정도 입원하고 퇴원할 수 있다고 했는데, 어머니 경우는 회복기간이 좀 더 걸려서 일주일정도 입원하셔야했죠.


어머니께서 입원해 계시는 동안 아버지께서는 집에도 않가시고 불편한 병원에서 먹고, 자고, 씻고 하시면서 어머니 곁을 지키셨습니다. 저를 비롯해서 아들들이 교대를 해드리려고 해도 아버지께서는 한사코 당신께서 남아계셔야한다고 하셨죠. 아버지께서는 평소엔 말씀도 별로 없으시고 표현도 잘 않하시는 분인지라 다가가기 힘든 면이 있었는데, 어머니에 대한 사랑은 수십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기는 했지만, 어머니께서는 앞으로 항암치료도 받으셔야하고, 체력도 평소의 30%정도가 줄어든다고 합니다. 피로감도 쉽게 느끼게되고 말이죠. 그래서 무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어머니께서는 최근 몇 년간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활동을 너무 열심히하셨는데 이제 조금 쉬실때가 온 것 같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제 자신도 돌아보게 되더군요. 그동안 자기 생활에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님께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말이죠. 사실 안부전화 한 통 거는데 그리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것도 아닌데.. 어머니께 그리고 아버지께 더 신경을 많이 쓰고 전화도 자주 드려야겠다고 맘속으로 다짐도 해봅니다. 부모님 살아 생전에는 그 고마움을 모르다가 돌아가시고 나서 후회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만, 실제로 일을 겪고 나니 이 말이 피부에 확 와 닿네요.



어머니께서 입원해계시는 동안 많은 친지분들, 친구분들께서 병문안을 와주셨는데 이 공간을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아버지 너무너무 고생많으셨구요.


아버지가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비우셨을 때 대신 어머니 곁을 지킨 착한 동생과 예쁜 우리 색시에게도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머니.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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