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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V Joventut 의 루디 페르난데즈와 리키 루비오

농구 이야기/유로리그

by 폭주천사 2007. 2. 2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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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드래프트될 유망주들을 둘러본다는 의미에서 올시즌은 NCAA경기나 유로리그 ACB리그등도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중이다. 올해 NCAA 경기는 시간이 없어서 그렇지 많이 구할 수 있는데, 유로리그나 ACB리그 경기들은 통 구할 길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박스 스코어 정도로 만족하고 있었는데 얼마전에 각만님이 알려주신 토렌트에 유로리그 경기와 ACB 경기를 몇 경기 구할 수 있었다.(각만님 땡큐!!!)

구한 경기가 우연하게도 DKV Joventut 의 경기가 많아서 그동안 말로만 듣던 루디 페르난데즈와 리키 루비오의 모습을 실제로 볼 수 있었다. 루디 페르난데즈는 2년전에 드래프트에 나왔을때 이름을 처음 봤는데, 지노짱님이 적극 추천한 선수였다. 뛰어난 운동능력+외곽슛을 갖춘선수라는 평가였는데, 지난 월드챔피언십에서 잠깐 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16살의 리키 루비오는 16세이하 유러피언 토너먼트 대회 준결승에서 쿼더러플 더블, 결승에서 51득점 24리바운드 12어시스트 7스틸을 기록하면서 세상을 놀라게했고 유로리그에서도 스틸 1위를 차지한 스페인의 신성. 아직 NBA에 드래프트 되려면 몇년을 기다려야겠지만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지켜볼 가치가 있는 선수인 것 같다.


1. ACB리그 경기 - DKV Joventut vs MMT Estudiantes

위에서 이야기했던 루디 페르난데즈의 운동능력+외곽능력을 볼 수 있었다. 일단 3점슛. 볼 없는 움직임이 레이 앨런이나 리차드 해밀턴에 비할 것은 아니지만 꽤나 좋았고, 기회를 잡기 위해서 끊임없이 움직였다. 슛 스트로크도 괜찮아 보였고 운동능력은 수준급. 원래 앨리웁으로 유명한 선수니까. 이날 경기에서도 풋백 덩크슛을 하나 보여줬는데 NBA 선수들의 탄력에 전혀 뒤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리바운드에도 적극적을 참여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하지만 너무 3점슛만 고집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유럽팀들의 특징인 팀플레이에 집중하느라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1대1 을 통한 공격은 거의 시도하지 않았다. 볼핸들링도 나쁘지 않고 두 번정도 보여준 돌파능력도 괜찮아 보였는데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미들레인지 게임도 거의 없고. 이런 능력들에 대해서는 좀더 경기를 지켜봐야될 것 같다.

루비오의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수비. 풀코트 플레스를 통해 상대를 압박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발이 빠르고 팔이 긴데다가 상대방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능력이 좋아서 상대가 예상치 못하는 순간에 스틸이 많이 나왔고 공격자 파울을 유도하는 장면도 있었다. 경기가 접전이었던 4쿼터 초반에 루비오가 투입되면서 DKV Joventut 가 풀코트 프레스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는데 크게 효과를 봤고 경기 흐름이 바뀌는 모습이었다. 하프코트 상황에서도 자신의 마크맨을 끝까지 따라다니는 근성을 보여줬고 언제나 핼프 수비를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었다.

포인트 가드로서의 능력도 괜찮아 보였다. 일단 볼을 운반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상대팀이 갑작스럽게 풀코트 프레스를 하거나 더블팀으로 트랩을 거는 장면이 몇 번 있었는데 전혀 당황하지않고 볼을 잘 지켜냈다. 정말 16살이 맞나라는 생각이 다시 들정도로 침착했다. 후반에는 슈팅가드로 출전했고 4쿼터에는 포인트 가드로 경기를 모두 소화해냈는데 슛시도는 거의 없었다. 삼점슛 하나를 시도해서 성공시킨 것이 유일한 슛시도. 자신의 득점보다는 리딩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루디 페르난데즈의 3점슛을 어시스트해서 팀이 7점차로 달아나게 했고 상대팀이 5점차, 3점차로 따라붙었을때 공격리바운드 2개와 수비리바운드를 잡아내면서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여러모로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16살 맞냐.-_-;;



2. 유로리그 11라운드 - DKV Joventut vs Maccabi Elite

이 경기는 유로리그 11라운드 경기로 유벤투트의 입장에서 보면 16강진출을 가르는 중요한 경기였다. 그리고 상대는 강호 마카비. 경기 종료까지 접전이었던 이 경기에서 루디 페르난데즈는 팀내 최다 21득점(2점슛 5/5, 삼점슛 2/5 자유투 5/6) 7리바운드로 맹활약하면서 팀의 98-92 승리를 이끌어냈다.특히 4쿼터 마지막에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득점을 만들어냈고 경기에 쐐기를 박는 3점슛도 루디의 몫이었다.

유벤투트는 공격적으로 코트를 압박하고 적극적으로 스틸을 노리는 수비를 들고나왔는데 덕분에 유벤투트의 속공이 많이 나왔고 대부분의 마무리는 루디 페르난데즈의 덩크였다. 또 이전 경기와는 달리 삼점슛과 골밑 돌파 등을 적절하게 섞는 모습이었는데 운동능력을 이용한 돌파가 아주 깔끔한 느낌을 줬다.

리키 루비오는 이날 결장. 마카비에는 소닉스가 지명한 요탐 핼퍼린이 있는데 그다지 인상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밑에 영상은 마카비와의 경기에서 루디 페르난데즈의 활약모습.

 

3. ACB리그 킹스컵 토너먼트 준결승 - DKV Joventut vs  Winterthur FC Barcelona

루디 페르난데즈는 이날 경기에서 위에 두 경기에 비해서는 다양한 공격 옵션을 보여줬다. 포스트업을 시도했으며 적극적인 돌파를 통해 자유투 또는 득점을 얻어냈으며 주특기인 3점슛 역시 선보였다. 리키 루비오의 패스를 받아 앨리웁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포스트 업에 의한 공격옵션은 루디의 외곽슛 만큼 상대 수비에게 위협을 주지는 못했다. 특히 팀이 필요할 때 적극적으로 볼을 요구하면서 해결하려는 모습이 전혀 보이질 않았다. 3쿼터에 바르셀로나가 역전을 하면서 치고나갈때 루디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팀의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맡기기에 의문이 드는 부분이었다.

반면 리키 루비오는 또 다시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다. 루비오는 유럽 최고 가드 나바로와 매치업이 되었다. 루비오가 비록 수비가 좋다곤 하지만 나바로를 봉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유벤투트에서 나바로를 괴롭힐 수 있는 것은 루비오가 유일했다. 나바로와의 1 대 1수비에서는 잦은 돌파를 허용하여 플로터를 허용했지만 그 이외의 수비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2쿼터 바르셀로나가 역전을 하자 유벤투트는 루비오를 투입하여 올코트 프레스를 사용했다. 루비오는 상대방의 패스를 방해하여 아웃어브 바운드를 만들어냈고 다음 패스에서는 패스받을 선수를 압박해 5초바일러이션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다음 수비에서는 역시 첫 패스받는 선수에게 오펜스 파울을 유도하여 팀의 역전기회를 만들어냈다. 이 결과 유벤투트는 전반을 2점차 리드로 끝낼 수 있었다.

3쿼터에는 루비오가 선발 출전했는데 이때까지는 유벤투트가 대등한 경기를 했다. 하지만 루비오가 빠지고나서 바르셀로나의 나바로, 유키치, 라코비치가 유벤투트의 백코트를 농락하기 시작했다. 바르셀로나 가드들은 쉽게 돌파를 해냈고 엔트리 패스도 아무런 어려움 없이 해냈다. 인사이드에서는 파울이 쏟아졌고 점수차는 순식간에 15점차가 되었다.

리키 루비오는 4쿼터에 다시 선발 출전하여 유벤투트의 런을 이끌었는데 멋진 드리블 돌파에 의한 득점을 성공시켰으며 속공전개를 통해 팀 동료의 덩크슛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후 4파울로 잠시 벤치에 물러난 후에 4분여를 남기고 다시 투입되어 투입되자마자 상대 오팬스 파울을 유도해냈고 루디 페르난데즈의 득점을 어시스트했으며, 드리블 돌파를 이용해 득점하면서 점수차를 6점차까지 좁혔다. 그야말로 환상적인 활약이었다.

이 경기에서는 공격도 적극적인 모습이었는데 돌파에 이은 킥아웃 패스로 오픈찬스를 살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2쿼터 마지막 공격에서는 비록 실패하긴 했지만 유키치를 상대로 1대1일 풀업점퍼를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격은 수비에 비해서는 아직 부족한 느낌이었다. 깔끔한 드리블 돌파는 멋졌지만.

바르셀로나에서 주목했던 선수는 바로 올랜도 매직를 낚아버린 낚시꾼 프란 바스케스. 그동안 여러 기사를 통해 바스케스 발전 않한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는데 직접 경기를 보긴 처음이었다. 바스케스는 몸이 확실히 좋았다. 팔도 길고 신장도 좋아서 수비시에 위력을 발휘하는 모습이었다. 또 기동력도 괜찮았다. 그런데 문제는 상대 빅맨의 페이크나 피벗에 완전 무방비라는 것. 수비에 대한 감각이 없는 것인지 경험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페이크 한 번이면 공중에 붕 떠버려서 아주 쉬운 득점을 허용했다. 올랜도는 그냥 밀리시치 잡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토론토가 지명한 로코 유키치의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집중해서 보질 않아서 별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만 나바로의 백업으로 나와서 안정적으로 볼을 돌리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후한 까롤로스 나바로는 명불허전. 이미 나바로를 대표하는 기술이 되버린 플로터도 멋졌고. 고비때마다 팀이 필요할때 득점을 올려주는 모습이 루디 페르난데즈와는 심하게 비교가 되었다.


4. 마무리하며

위의 경기들을 통해서 본 루비오는 괴물이었다. 16살의 어린 선수가 이런 성숙한 플레이를 펼치다니. 무엇보다도 루비오에게 인상적인 것은 그가 수비와 팀 플레이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슷한 또래의 유망주들과는 아주 다른 마인드이다. 이 점이 리키 루비오의 발전을 더 기대하게하는 점이 아닐까한다.

유로리그 홈페이지에 기사를 보니. 루비오의 부모님은 루비오가 언론과 직접 인터뷰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아직 어린 루비오가 농구이외의 것에 영향을 받는 것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농구만 생각하면서 발전할 이 괴물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나갈지 농구팬의 한 사람으로 참 궁금하다. 루비오가 NBA 드래프트에 나오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있지만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반면 루디 페르난데즈는 바로 다음 드래프트에도 나올 수 있는 선수이다. 외곽슛능력과 운동능력은 충분한 것 같은데 아직 NBA에서 충분히 통한다는 판단을 내리기는 어려워보인다. 본인도 그런 것을 느꼈기때문에 2년 연속 드래프트 신청을 철회한 것은 아닐지. 앞으로 남아있는 ACB리그 경기나 유로리그 경기를 통해서 더욱 다양한 공격옵션을 갖춰야 높은 드래프트 픽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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