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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C 선더 6연승. 포틀랜드전 간단한 리뷰 & 선더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

농구 이야기/OKC Thunder

by 폭주천사 2010. 2. 10.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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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연승으로 분위기 좋은 오클라호마 시티 선더. 케빈 듀란트와 러셀 웨스트브룩>


오클라호마 시티 선더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져스 전.

두 팀 간의 이번 경기는 관심이 많이 가는 경기였다. 같은 디비전의 라이벌 대결. 리빌딩 선배팀과 후배팀의 대결. 그렉 오든이 시즌 아웃된 상황이라 빛이 바랬지만 2007년 드래프트 1번 픽 그렉 오든과 2번 픽 케빈 듀란트의 맞대결도 관심꺼리이고. 현재 서부 컨퍼런스 7위, 8위에 랭크되어 빡센 플레이오프 경쟁을 하고 있는 팀들 끼리의 대결이기도 했다.
 
포틀랜드는 에이스 브랜든 로이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지기 때문에 선더가 수월한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포틀랜드의 홈구장 로즈 가든은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뭔지 모를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는 로즈 가든.


오클라호마 시티 선더가 3쿼터까지 리드를 잡고 경기를 앞서나갔지만, 포틀랜드는 일정점수차를 유지하면서 끝까지 추격의 끈을 놓지 않았다. 포틀랜드와 홈에서 했던 1차전도 그랬다. 뭔가 진흙탕 싸움으로 가는 느낌.


3쿼터까지 경기가 접전으로 흘러간 이유를 좀 꼽아보면,


포틀랜드에게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세컨 찬스 득점을 너무 많이 허용했다. 이 경기에서도 선더의 수비는 훌륭했다. 하지만 리바운드 단속이 문제였다. 포틀랜드가 연속적으로 턴오버를 해냈음에도 불구하고 점수차를 벌리지 못한 것은 공격 리바운드 헌납이 컸다.

두번째는 안드레 밀러 제어에 실패했다. 좋은 볼핸들링과 유연한 움직임, 정확한 미들슛과 포스트업을 갖춘 안드레 밀러는 제압하기가 쉽지 않았다. 선더는 보통 상대팀의 공격의 시발점이 되는 포인트 가드에게 타보 세폴로샤를 붙여서 압박을 가하는데, 밀러는 이런 타보의 수비를 영리하게 피해갔다.

세번째는 포틀랜드의 하이-로 공격. 이건 특히 포틀랜드가 역전에 성공했던 3쿼터에 두드러졌다. 주완 하워드와 리마커스 앨드리쥐가 펼친 2:2 하이-로 공격을 좀처럼 막지 못하고 연달아 득점을 허용하면서 포틀랜드에게 분위기를 넘겨줬다.

노장 주완 하워드의 센스를 볼 수 있는 대목이었는데, 하워드가 골밑에서 앨드리쥐에게 스크린을 걸어주고 하이 포스트로 나와서 하이-로 공격을 하는데, 계속 털렸다. 네나드 크리스티치는 느린 발때문에 스크린 후에 빠져나오는 하워드를 좇아가지 못해서 어중간한 위치에 있다가 앤트리 패스를 쉽게 허용했고, 파워와 몸싸움에서 밀리는 제프 그린은 앨드리쥐에게 계속 좋은 자리를 뺏기면서 득점을 허용했다.

공격에서 원인은 딱 하나였다. 듀란트가 부진했다. 니콜라스 바텀의 수비에 듀란트가 3쿼터까지 꽤나 고생하면서 제 역할을 못해줬다. 러셀 웨스트브룩 역시 이전 3경기에서 보여주던 적극적인 모습은 아니었고. 제프 그린이 그나마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했다.

이렇게 3쿼터까지는 엎치락 뒤치락하는 경기가 계속 되었다.




<슛하는 사진이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서르지 이바카>


승부가 갈린 것은 4쿼터 초반. 선더가 4쿼터를 시작한 에릭 마이너-제임스 하든-제프 그린-서르지 이바카-닉 칼리슨의 라인업이 4쿼터 시작과 동시에 15-2 런을 이끌면서 경기 분위기를 한꺼번에 선더 쪽으로 끌어왔다. 그 바탕에는 이바카와 칼리슨의 수비와, 제임스 하든의 공격이 있었다.


이바카는 4쿼터에 투입되어 리마커스 앨드리쥐를 확실하게 제어했다. 제프 그린을 상대로 몸싸움에서 우위를 보이던 앨드리쥐는 이바카를 상대로는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몸싸움에 밀려서 어설프게 자리를 잡는 앨드리쥐에게 죽은 앤트리 패스가 들어가다가 스틸이 여러번 나왔다. 그리고 이 턴오버는 선더의 속공으로 이어졌다. 앨드리쥐는 4쿼터에 단 한개의 슛도 시도하지 못했다.

이바카는 앨드리쥐를 제어하는 것 뿐만 아니라 안드레 밀러의 두번의 공격을 블록슛으로 저지했고, 적절한 더블팀 수비로 밀러의 포스트업을 견제하면서 안드레 밀러 제어에도 한 몫 단단히 했다. 고질병인 골텐딩으로 인해서 4쿼터 중간에 포틀랜드의 5점차 추격을 허용한 것이 옥의 티긴 하지만 4쿼터에만 블록슛 3개를 기록한 것을 비롯하여 선더 골밑을 든든하게 지켰다.

닉 칼리슨의 활약도 좋았다. 확실한 박스 아웃으로 오펜스 리바운드 헌납을 최소화했고, 4쿼터 중반 포틀랜드의 마지막 반격 흐름에서 안드레 밀러에게 공격자 파울을 유도하면서 흐름을 끊어줬다. 공격에서는 제임스 하든에게 완벽한 스크린을 걸어줬고.

닉 칼리슨과 이바카가 투입되면서 포틀랜드의 하이-로 공격도 봉쇄할 수 있었다. 닉 칼리슨은 하워드가 앤트리 패스를 넣지 못하도록 확실하게 붙어줬고, 이바카는 골밑에서 앨드리쥐를 몸싸움으로 제압했다. 3쿼터에 포틀랜드의 런을 이끌었던 두 선수의 하이-로 공격은 4쿼터에 단 한차례도 성공하지 못했다.

수비에서 이바카와 칼리슨의 활약은 공격에서 제임스 하든에게 이어졌다. 하든은 턴오버에 이은 속공을 자유투와 레이업으로 마무리를 지었고, 3점슛 두방을 연달아 터뜨리면서 선더의 15-2 런을 이끌었다. 6분간 13득점을 연달아 성공시킨 제임스 하든의 위엄.



<봐라~봐라~ 오늘 경기는 내가 살렸다잉~~제임스 하든>


벤치 멤버들이 분위기를 끌어온 후에 마무리는 주전들의 몫이었다. 특히 이날 니콜라스 바텀의 수비에 막혀서 고생하던 듀란트는 4쿼터 막판 바텀을 상대로 세번의 1:1 공격을 크로스 오버에 이은 점프샷으로 모두 깔끔하게 마무리하면서 진빚을 확실하게 갚아주는 모습이었다. 이런 걸 보면 듀란트도 승부욕이 대단한 것 같다.


포틀랜드 경기 이후에 ESPN의 존 홀린저 아저씨는  "오클라호마 시티 선더가 어리고, 경험없고, 빡센 서부컨퍼런스에 있다는 사실은 잊어라. 이팀은 닥치고 플레이오프 간다" 라는 글을 올렸다. 홀린저 아저씨가 선더의 플레이오프 행을 확신하는 이유는 수비와 벤치 뎁스(그것도 루키들이 주축이 된)였다. 그리고 그 예를 아주 잘 보여준 것이 오늘 포틀랜드 전이었다고 말이다.

글쎄. 홀린저 아저씨 말대로 선더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100% 장담할 수는 없다. 올해 서부는 정말 박터질 정도로 순위경쟁이 치열하니까 말이다. 3연패 정도만 해도 끝모를 추락이 이어지는 곳이 올해 서부다. 

다만 선더가 그동안 6연승을 해오면서 플레이오프 경쟁팀들보다는 한발짝 정도 앞서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후반기 스케쥴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것도 사실이고, 원정경기 승률이 높다는 점. 상대적으로 수비가 안정되어 있어 기복이 덜하다는 점 등은 분명히 선더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들일 것이다.

아. 그리고 빼먹은 말이 있는데, 오클라호마 시티 선더는 현재 서부 6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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