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간만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음반을 샀습니다.

음악 이야기/음반 구입과 수집

by 폭주천사 2009. 5. 15. 11:28

본문



1. 구입목록

Blizzard Of Ozz - 오지 오스본
Image And Words - 드림 씨어터
Dream(s) - 로로스

2. 구입 일시, 구입처

2009년 5월 13일. 요진타워.

3. 특기할만한 사항

거의 3년만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음반구매.




민방위 교육이 있어서 참가했다가(아..민방위라니..하는 일 없이 나이만 먹습니다.) 화정역 근처 음반점에 들렸습니다. 오프라인 음반 매장을 들리기는 정말 오랫만이네요. 생각해보니 온라인 음반매장만 한 2~3년 이용했던 것 같습니다. 발품팔면서 음반 사러다니던 즐거움은 이제 클릭질의 편리함으로 대체된 것이죠.


화정에는 제대로 구색을 갖춘 음반점은 하나 뿐입니다. 요진 타워에 있는 음반점인데요. 이 음반점도 그다지 크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구색만 갖춰논 대형마트 음반점들 보다는 충실한 컬렉션을 갖추고 있지요. 예전에는 이런 소형 음반점들이 동네마다 서너개씩은 있었죠. 지금은 다 사라졌지만요.


제가 사려던 음반은 메탈리카와 건즈 앤 로지즈의 신보였습니다. 발매된지 1년 가까이 되가는 음반들을 신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아직 사지않은 저에겐 신보죠. 호호. 그런데 메탈리카의 "Death Magnetic"은 있는데 건즈 앤 로지즈의 "Chinese Democracy"는 없더군요. 인기가 없어서 안 들여왔나 싶었는데, 주인아저씨 말로는 많이 갔다놨는데 인기가 좋아서 다 팔렸다고 하더군요.  메탈리카와 건즈 앤 로지즈의 새앨범은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으니 팬으로서 나름 뿌듯하더군요. "그래 아직 죽지 않았구나" 하고 말이죠.


그나저나 건즈 앤 로지즈 음반없이 메탈리카만 덜렁 사가기도 좀 그랬습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음반들을 둘러보고 있는데 눈에 띈 음반. 오지 오스본의 "Blizzard Of Ozz". 오호. 그렇지 않아도 며칠전 "한동준의 FM 팝스"에서 "Goodbye To Romance"를 듣고 필이 꽂혀있던 상태였습니다. 좋아 오늘은 이걸로 결정..하려는데, 옆에 드림 씨어터의 "Image And Words"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오호라. 이 음반도 오랫만이네. 두 음반 모두 고등학교때 테입으로 사서 늘어질때까지 들었고 최근에 CD로 다시 사야지 생각만하고 있던 음반들이었습니다. 둘 다 놓치긴 싫은데..양손에 CD를 하나씩 들고 고민하다가 결국 둘 다 사기로 했습니다. 대신 메탈리카 음반은 다음에 건즈 앤 로지즈 음반과 함께 사기로 하고 포기. 메탈리카 미안~~


그런데 계산을 하려고 계산대 앞에 서있데 로로스의 새음반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이거 참 이것도 안살 수 없네요. 그래서 결국 3장 계산했습니다. 메탈리카는 다시 한번 미안..다음에 꼭..


계산을 하면서 주인 아저씨와 몇마디 말을 주고 받기 시작했는데, 대화가 길어졌습니다. 음악 이야기, 음반 이야기, 음반 시장의 열악함, 오프라인 매장의 어려움등등, 둘이 앉아서 이야기를 하는데 시간 가는줄 모르겠더군요. 맞습니다. 예전에 동네 음반점에서 음반을 사면 항상 이랬습니다. 주인 아저씨를 통해서 새로운 음악을 접하기도 하고, 새로운 소식들을 접하기도 하고, 좋은 음반을 추천받기도 하고,  이런 것이 음반을 사러가는 또 다른 즐거움이었죠. 저희의 대화는 다른 손님이 계산대에서 계산을 할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음반매장에 손님이 없어서 한참을 이야길했죠. 그나마 계산하러 온 다른 손님은 음반이 아니라 USB를 사가더군요. 오프라인의 어려운 사정을 단적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돈벌려면 음반점 접어야한다고 했습니다. 물건 들여올때마다 손해라고 하더군요. 단가가 맞질 않는다고. 오히려 음반보다는 헤드폰이나 이어폰, DVD 할인 판매 등이 수입은 더 나은 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돈보고 뛰어들었던 음반점들은 일찌감치 접었고, 지금 있는 오프라인 음반사들은 대부분 10년 넘게해 온 음반사들로 정말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는 말도 해주셨습니다. 그 매장도 13년째 운영중이라고 하셨구요. 나름의 장인정신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말로만 들어왔던 음반시장의 어려움을 몸소 느낄 수 있었구요.


집에 와서 CD 포장을 뜯고 오지 오스본의 "Blizzard Of Ozz" 를 플레이 시켰습니다. 예전에 광화문으로 종로로 신촌으로 발품팔면서 음반 사러 다니던 생각이 났습니다. 사고 싶던 앨범을 계산대에서 계산할때의 기쁨, 집에오는 버스 안에서 CD안에 어떤 음악이 들어있을까 상상하면서 느꼈던 흥분들, 포장을 뜯고 CD를 플레이어에 넣었을 때의 기대감, 음악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올때 느꼈던 감격들. 한동안 잊고 지냈던 것들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주말에는 메탈리카와 건즈 앤 로지즈 앨범을 사러 다시 요진타워 오프라인 매장에 들려야겠습니다. 


관련글 더보기